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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관희의 시시한 하루] 사모곡
엄마 생각이 들라치면엄마는 언제든지 내게로 오고 계시는 중이다얼마나 오랫동안 엄마가 오고 계시는지생각 이전부터 오고 계시는 중이다이토록 엄마가 내게로 줄기차게 오고 계시는데이승이며 저승이며 우주의 온갖 경계가 다 무어다냐처음 그 자리 자궁에서부터 끝없
홍관희 시인   2023-09-25
[홍관희의 시시한 하루]
눈빛을 마주쳐 주던 작은 별 하나 보이지 않고허공이 그 흔적을 지우고 있다 별은 반짝이다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그 별을 불러 준 사람의 가슴속으로자리를 옮겨 앉는 것이다 홍관희 시집 『사랑 1그램』, 에서
홍관희 시인   2023-09-10
[홍관희의 시시한 하루] 드들강 2
나의 선택은 늘 외로웁다 꽃이 보고 싶어길을 나섰는데길이 갈라지는 곳에는늘 강이 흐르고 있었다강을 건널 것인가 강변을 따라 걸을 것인가 살아간다는 건 강을 건너거나 강변을 따라 걷는 일 시방 나는 또 하나의 선택을 해야만 한다 나를 넘어설 것인가 나에
홍관희 시인   2023-08-27
[홍관희의 시시한 하루] 그림자
앞서가는 그림자를 따라가다 보면길이 나 있었다아부지의 생이었다아부지는 일생 동안길을 만들어그림자 속에 숨겨 두셨다내가 앞서가는 그림자 위를 지나자그 그림자는 지워지고내 뒤로 새로운 그림자가 깔렸다앞서가는 그림자를 닮은나의 생이었다지워진 줄 알았던 그
홍관희 시인   2023-08-06
[홍관희의 시시한 하루] 반달이 품은 온달
원치 않아도 절반쯤 경계선을 그어야 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눈에 보이는 것들은 대개 절반쯤이다 바이러스성 가짜뉴스가 난무하는 세상에진짜 전염성 바이러스가 떴다 마스크 반 얼굴 반으로 올려다본 밤하늘에는살을 뺀 건지 지워져 버린 건지에덴의 길목에 쓸쓸히
홍관희 시인   2023-07-24
[홍관희의 시시한 하루] 제주 바다 수평선이 가르쳐 준 것
그녀가 유난히 가고 싶어 하는제주 바다를 찾아가면거짓말같이 그곳에사랑이 있었다이번 여행길에도 제주 바다는우리가 찾아올 것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처럼기다란 수평선을 그어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일에 지쳐 힘없이 바다로 낙하하는 해를지지하고 있는 수평선을 바
홍관희 시인   2023-07-10
[홍관희의 시시한 하루] 강물 위에 쓴 시 2
드들강 징검다리 위에 쭈그리고 앉아시어를 낚다가짓고 있던 문장을 그만 강물 속에 빠뜨리고 말았다물에 젖은 채 어디론가 흘러가는미완의 문장내 주변을 맴돌던 작은 물고기들과삼삼오오 모여서 힐끔힐끔 내 눈치를 보던 물오리들이물속에 빠진 그 문장을 떠받치며문
홍관희 시인   2023-06-26
[홍관희의 시시한 하루] 모자의 무게
늦은 밤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문밖까지 마중 나온 만삭의 아내가온종일 쓰고 있던 모자를 벗겨 주었다회사 로고가 또렷이 박힌 땀내 나는 모자를 벗겨 주었다나비처럼 가벼운 모자를 한 개 벗었을 뿐인데커다란 산을 한 개 내려놓은 듯했다달랑 모자 한
홍관희 시인   2023-06-11
[홍관희의 시시한 하루] 찌그러진 동전
찌그러진 동전으로는 공중전화를 걸 수 없지만 찌그러진 동전으로도 전화 요금을 낼 수가 있다 찌그러진 동전은 볼품이 없고 외롭기는 하지만 찌그러진 동전은 어디에서나 어김없는 10원짜리 동전이어서 언제나 에누리 없는 10원만큼의 일을 하고 죽을 때까지 1
홍관희 시인   2023-05-29
[홍관희의 시시한 하루] 무등산 낮달
1 새들이 나는 걸 포기하지 않듯 우리는 오르는 일을 포기하지 않았다 나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내 몸을 기어오르는 개미가 미안한 것처럼 산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무등산을 오르는 건 미안한 일이기는 했다 가난만큼이나 힘겨운 가파른 산길을 만난 친구가 작은
홍관희 시인   2023-05-15
[홍관희의 시시한 하루] 할머니의 긴 그림자
신호등 불빛이 바뀌자 할머니 조심조심 길을 걸어오십니다 그림자 위에 누가 타고 있는 건지 그림자가 너무 길어서인지 할머니의 발걸음이 조심스럽고 무겁게 느껴집니다 유난히 긴 그림자가 할머니 뒤를 잡고 따릅니다 할머니 살아오신 세월만큼이나 기다랗습니다 할
홍관희 시인   2023-04-24
[홍관희의 시시한 하루] 흔들리는 섬
수면 위로 올라오지 못한 울음들이떠받치고 있는 작은 섬들의어깨가 흔들리고 있다잠 못 들고 뒤척이는 파도는거대한 수압에 눌린 해저 울음들의 경련 같은 것파도 소리에 감긴 갈매기들이섬들의 젖은 문장을 실어 나르는 팽목항이곳에 서면 나도 어느덧 어깨가 흔들
홍관희 시인   2023-04-09
[홍관희의 시시한 하루] 송정리 2 -아버지의 눈물
날마다 흘린 땀은 뙤약볕의 몫이었다 너무 좁아 잘 걸을 수 없는 논둑길 우리는 학교 운동장처럼 널따란 길이 좋았다 기찻길 하나 없이 낮게 누운 마을 도무지 적성이 맞지 않는 세상에서 우리는 희망이 없는 아버지 생애의 일부가 되고 있었다 가뭄이 내리면
홍관희 시인   2023-03-26
[홍관희의 시시한 하루] 작은 꽃
사람들 눈 밖에서 웅크리고 앉아 있는 이름도 향기도 알 수 없는 작은 꽃 한 송이 보이지 않다가 눈 밖이라 보이지 않다가 어제도 어제의 어제도 눈 밖 세상이라 보이지 않다가 세월의 무게를 한 걸음 두 걸음 덜어내다 보니 내 밖으로 떠돌던 내가 나를 찾
홍관희 시인   2023-03-13
[홍관희의 시시한 하루] 남평역
걸어가 닿을 수는 없어도 닿고 싶은 땅과 하늘이 만나는 아득한 그 지점을 지평선이라 부른다면 누구나 가슴 속에 지평선 한 줄 정도는 그어놓고 살아가는 셈이다 한 시인의 따뜻한 마법이 작동 중인 눈 내리는 간이역에서 오지 않는 열차를 기다려 본 사람들은
홍관희 시인   2023-02-19
[홍관희의 시시한 하루] 그녀의 일곱 시간
바깥세상은 온통 얼음 진 겨울인데 드들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드들강변의 카페 건물 안에서 대추고를 내는 그녀의 세상은 펄펄 끓고 있다 숨길 것이 많은 누구는 일곱 시간을 잠가 버렸다고 하지만 그녀의 일곱 시간은 개방 중이다 쭈글쭈글해진 엄니 같은 대
홍관희 시인   2023-02-05
[홍관희의 시시한 하루] 사는 법
나주투데이는 ‘홍관희의 시시한 하루’란을 신설하여 홍관희 시인의 시를 연재한다. 남평 드들강 징검다리 위에서 시어를 낚는 드들강 시인으로도 불리는 홍관희 시인은 최근 ‘걷는 사람 시인 시리즈’로 시집 을 출간한 바 있다. 은 삶과 자연의 경계에서 건져
홍관희 시인   2023-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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