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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관희의 시시한 하루] 송정리4
아버지 만나시기 전에 곱디고운 처녀셨던 어머니 아버지 먼저 가시자 마음 비우시고 빈 들에 바람을 풀어 놓으시네 어둠의 시절 역사의 뒤안에서 헤매다 해방되어 상처 깊어지신 아버지 젊음 질긴 사랑으로 휘감아 일으켜 세우시고 손금에도 없는 구겨진 세월 마시
홍관희 시인   2024-06-09
[홍관희의 시시한 하루] 강물 위에 쓴 시 3
드문드문 내려앉는 햇볕을 쪼개어 쬐며 풀잎 같은 걸음으로 하루에 하루를 산다발걸음 옮긴 만큼 남은 길은 짧아지고 가 버린 것들과 다가올 것들에 대한 경계 쯤에서나만 한 크기로 묵묵히 흐르고 있는 드들강을 찾아 강물 위에 풀꽃 같은 시를 쓴다쉬이 보이지
홍관희 시인   2024-05-27
[홍관희의 시시한 하루] 꽃이 피네
봄날이 오니 꽃 한 송이 피네 가슴속 기슭 깊숙이 눈물겨운 꽃 한 송이 길은 꿈꾸는 자에게만 보인다는 말과 함께 뜨거운 봄 햇살로 산산이 부서져 간 그대 내 삶 속에서 꿈꾸는 섬으로 떠돌기도 하고 길이 되고 노래가 되기도 하더니 그대 떠난 봄날이 다시
홍관희 시인   2024-05-12
[홍관희의 시시한 하루] 마지막 이사
한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로 난 일생 동안의 길들이 어느 순간 한꺼번에 몸 밖으로 나가 영원으로 닿는 길 하나를 내는 것이다 어느 순간 한 사람의 일생이 우루루 한꺼번에 몰려왔다 한꺼번에 떠나갔다 한 사람이 죽는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로 난
홍관희 시인   2024-04-29
[홍관희의 시시한 하루] 빈 바다
더는 비울 수 없는 빈 바다 이 세상 덧없이 사랑한 사람들 물소리 따라 깊어졌는가 가고 오지 않는 이름 찾아 끝끝내 참아 온 그리움 한 세월 내 여기 멍든 가슴을 풀어라 기다림 그치자면 더 큰 기다림 머물수록 더욱 물노래에 젖으며 내 사랑 민둥 섬 되
홍관희 시인   2024-04-14
[홍관희의 시시한 하루] 강물 위에 쓴 시 1
한 세상의 징검다리를 외발로 딛고 선 저 백로도 그랬을까 시를 앓고서부터 하루도 시를 놓지 못하고 한시도 시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도대체 시가 무엇이기에 어제도 오늘도 시를 품고 살다가 이리 가도 그 길 저리 가도 그 길 사유의 주름살을 겹겹이 늘리는
홍관희 시인   2024-03-25
[홍관희의 시시한 하루] 봄 손님 2
“진달래꽃이 피면 다시 오겠습니다”인두화로 새겨진 유언 같은 문장 한 줄 기억회로를 쉼 없이 순환 중인데산야를 흘러내리는 꽃물이 새들의 울음을 적셔대도 진달래꽃이 피면 다시 오마던 그 사람은 오지 않았다앞산 뒷산에서 꽃들은 오고 가고를 반복하였으나 나
홍관희 시인   2024-03-10
[홍관희의 시시한 하루] 봄 손님 1 - 매화꽃
“매화꽃을 닮으셨군요”미안한 일이 발생했다 매화를 닮았다는 이야기를 뜬금없이 어느 손님으로부터 듣게 된 것이다꽃에 비유될 이미지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는 내게 이런 얼척없는 비유를 막 던지는 분도 계시는구나 그것도 앞장서서 봄 창을 열고 오는 어마어마
홍관희 시인   2024-02-26
[홍관희의 시시한 하루] 사랑 1그램
그녀와 함께 사는 동안 그녀에게서 사랑 1그램을 건네받았습니다일생 동안 근육을 키워 온 마음으로도 다 받아 들기에는 너무나 크고 무거운 사랑 1그램내 모든 것을 내어 주어도 그 빚을 다 갚을 길이 없을 것 같은 그녀가 내게 준 사랑 1그램을 떼어 먹으
홍관희 시인   2024-02-04
[홍관희의 시시한 하루] 파리채로 시를 잡다
가난은 휴일도 없는지 일꾼이 되라 일꾼이 되라 하고 엄동설한 난방을 해 봐도 좀처럼 금고의 온기가 오르지 않았다 손님에게로 향기로이 스며들어야 할 커피는 침묵이 깊어진 그라인더에 갇힌 채 엄혹히 다가올 분쇄의 시간을 묵상하며 쓰디쓴 운명을 무지개 맛으
홍관희 시인   2024-01-21
[홍관희의 시시한 하루] 드들강 1
사는 동안 건너야 하는 강이 몇 개나 되는지 알 수 없지만 5분 거리에 있는 남평역에 닿으려면 강을 건너야 한다 강을 건너고서야 닿을 수 있는 곳이 남평역만은 아니다 채 1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에 있는 너에게로 가 닿기 위해서도 강을 건너야 한다 나는
홍관희 시인   2024-01-01
[홍관희의 시시한 하루] 나이
누가 입법을 했는지는 몰라도 인생에는 안타깝게도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사용시간 총량제와 사용시간 자동납부제가 작동되고 있는 것 같다 사용한 만큼 자동으로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통신요금이나 각종 공과금처럼 사용한 만큼 인생 계좌에서 시간이 빠져나가
홍관희 시인   2023-12-17
[홍관희의 시시한 하루] 설어가 내리는 마을
저리도 고운 설어雪語들이 지상의 낮은 사람들의 가슴으로 내려와 포근히 녹아드는 걸 보면 시대의 나침반을 십자가처럼 짊어지고 살아온 아름다운 시인들의 시를 찾아 읽던 하느님이 마음에 드는 시어詩語들을 골라 지상의 낮은 사람들 가슴에 가서 닿으라고 송이송
홍관희 시인   2023-12-10
[홍관희의 시시한 하루] 나무 한 그루 1
1한 그루의 나무인 줄 알았는데 살다가한 그루가 아니란 걸 알게 되었네내 삶의 뜨락에햇살 품은 나무들 여럿 함께 있었네 지나온 모든 시간이 모여오늘 새로운 하루를 열듯그냥 지나가는 시간은 없는 거라며세월만 한 이야기가 들어와 앉은 나이테 그곳에도 크고
홍관희 시인   2023-11-26
[홍관희의 시시한 하루] 모든 날개를 잃은 새
아침 햇살이 불러 가게 문을 열었는데 1층 테라스 바닥에 새 한 마리가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죽어 있었다 투명한 유리창에 머리가 부딪치는 찰나 유언을 준비할 겨를도 없이 수천수만 리 창공을 날아온 일생의 모든 날개가 새를 떠나갔을 것이다 새가 창공을
홍관희 시인   2023-11-13
[홍관희의 시시한 하루] 이삭
어머니 말씀에가난한 이들은 이삭을 주워 목숨을 붙였다 했다아버지 말씀에의식 있는 부자는 가을걷이 때 일부러 이삭을 남겼다 했다...... 부자는 자신의 여유를 가볍게 남겼을 뿐인데가난한 이들은 목숨을 주웠고 ...... 언어의 이삭을 만지며 나는 꿈꾼
홍관희 시인   2023-10-30
[홍관희의 시시한 하루] 드들강 3 -벼
강물은 저 홀로 깊어지는 법이 없었다서로에게 흘러들면서 깊어지는 것 말고는다른 길이 없었다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산을 품고 있듯여물어 가는 벼의 낱알 하나하나에도 강물이 흐르고 있었다허기진 밥그릇 같은아부지와 엄니의 눈빛으로 벼들은 익어 갔고그렇게 익
홍관희 시인   2023-10-16
[홍관희의 시시한 하루] 사모곡
엄마 생각이 들라치면엄마는 언제든지 내게로 오고 계시는 중이다얼마나 오랫동안 엄마가 오고 계시는지생각 이전부터 오고 계시는 중이다이토록 엄마가 내게로 줄기차게 오고 계시는데이승이며 저승이며 우주의 온갖 경계가 다 무어다냐처음 그 자리 자궁에서부터 끝없
홍관희 시인   2023-09-25
[홍관희의 시시한 하루]
눈빛을 마주쳐 주던 작은 별 하나 보이지 않고허공이 그 흔적을 지우고 있다 별은 반짝이다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그 별을 불러 준 사람의 가슴속으로자리를 옮겨 앉는 것이다 홍관희 시집 『사랑 1그램』, 에서
홍관희 시인   2023-09-10
[홍관희의 시시한 하루] 드들강 2
나의 선택은 늘 외로웁다 꽃이 보고 싶어길을 나섰는데길이 갈라지는 곳에는늘 강이 흐르고 있었다강을 건널 것인가 강변을 따라 걸을 것인가 살아간다는 건 강을 건너거나 강변을 따라 걷는 일 시방 나는 또 하나의 선택을 해야만 한다 나를 넘어설 것인가 나에
홍관희 시인   2023-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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