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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날개를 잃은 새
홍관희 시인  |  hongsiin3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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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6호] 승인 2023.11.13  00: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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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 햇살이 불러 가게 문을 열었는데
  1층 테라스 바닥에 새 한 마리가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죽어 있었다

  투명한 유리창에 머리가 부딪치는 찰나
  유언을 준비할 겨를도 없이
  수천수만 리 창공을 날아온 일생의 모든 날개가
  새를 떠나갔을 것이다

  새가 창공을 날아다닐 때
  날갯짓에 튕겨 대기 중으로 굴러다니던
  수많은 햇살들이 몰려와
  조문을 하였다

  살아생전 날아다니면서 사방팔방에 마음을 걸어 놓았었는지
  새가 다니던 길도 사라지고
  새의 발자국도 사라지고
  새의 모든 흔적도 사라지고 없는 창공에서는
  새들의 울음소리가 낭자하였다

  날개가 전부였던 새는 
  창공에 날개 하나 남기지 않고
  고스란히 비워 두었다 

  새는 모든 날개를 잃었음에도
  창공만은 잃지 않았다
 
  홍관희 시집 『사랑 1그램』, <걷는 사람>에서
 
   
▲ 홍관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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