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지원청, 프로그램 홍보 ‘미흡’에 선택 폭 줄어

다음달 3월부터 전국적으로 ‘주5일 수업제’가 실시되지만 학부모들의 걱정은 늘어만 가고 있다.

나주시와 교육지원청이 적절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학부모들이 체계적으로 정보를 접할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자칫 사교육비 부담만 가중될 우려마저 높아지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전국 초·중·고 1만1493개교 가운데 주5일 수업제를 실시하는 학교는 1만1451개로 99.6%에 이른다고 19일 밝혔다. 월 2회 토요 휴무를 실시하는 학교는 41개교, 실시하지 않는 학교는 1곳으로 집계됐다.

교과부는 주말 예술교육 강화와 ‘토요 스포츠데이’ 운영을 위해 예술분야 강사 4,350명과 체육강사 1,115명을 추가로 뽑았다.

취약계층 자녀 등을 위한 ‘토요 돌봄교실’도 3,000군데를 운영키로 했다. 여성가족부는 청소년 방과후아카데미, 문화체육관광부는 현장체험형 학습여행·청소년 여행 문화학교 등을 운영키로 했다. 환경부는 국립공원 탐방·생태관광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 시·군·구청도 체육센터·청소년수련관 등을 통해 토요일 운영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정책들만 쏟아질 뿐 이를 통합 관리하는 기관은 없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어떤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는지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 학교나 주민자치센터도 체계적으로 제공할 정보가 없기는 마찬가지다.

나주시는 프로그램 마련에 의지조차 없이 “교육지원청에 지난해보다 예산 지원을 7억 이상 늘렸다”고 그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하고 교육지원청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선호하는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파악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 학부모들은 “주5일 수업제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정부가 서둘러 전면 시행하는 바람에 자영업자나 저소득층 부모에게 특히 부담을 지우는 양상이 됐다”며 “경제적 배경에 따라 교육격차가 벌어지지 않도록 정부는 물론 지역사회와 시민단체가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교육 관계자들은 “공부시간을 줄이는 것 그 자체는 올바른 방향이지만, 이런 식으로 준비 없이 주5일 수업제를 시행하면 오히려 계층 격차를 벌릴 수 있다”면서 “지금이라도 정규 수업으로 해결되지 않는 예체능·체험 학습 중심으로 질 좋은 토요일 프로그램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