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속행정과 과잉충성의 극치

나주시가 드라마 ‘주몽’의 주인공인 송일국에게 명예시민증을 주려다 망신을 당했다.

시는 주몽의 주연배우인 송일국과 한혜진, 그리고 담당 PD 이주환씨 등을 명예시민으로 위촉하려고 했으나 송일국이 거절하는 바람에 이들에 대한 명예시민증 수여를 부랴부랴 취소했다.

‘주몽’ 방영으로 나주시의 이미지 제고는 물론 직․간접적인 홍보효과와 경제이익 등 지역발전 공로에 대한 감사의 뜻으로 시는 주몽 연출자 이주환씨와 연기자 송일국, 한혜진을 명예시민으로 위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사전에 송일국의 의사 확인도 없이 명예시민증 수여를 나주시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다 거절당해 나주명예시민증이 ‘천덕꾸러기’가 되는 불상사를 초래했다.

더욱이 송일국의 거절로 함께 명예시민으로 위촉될 계획이었던 한혜진과 연출자 이주환씨까지 명예시민증을 수여하지 않기로 함으로써 이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시는 명예시민 위촉 추진과정에서 의회와의 조율을 거치지 않고 단독으로 추진했다가 의원들로부터 원성을 샀는가 하면, 송일국이 명예시민증 수여를 거절하는 바람에 시의회에 제출한 동의안을 급하게 철회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을 연출하기도 했다.

또한 명예시민증 수여 계획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지난달 23일 각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배포․보도됨으로써 나주시가 망신을 톡톡히 당했다.

이와 함께 명예시민 위촉 추진이 시장을 향한 과잉충성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겠느냐는 의혹까지 일고 있어 관계 공무원들의 자질론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 송일국은 이미 통영시 명예시민으로 위촉돼 있는 데다 오는 3월중에 서울시 명예시민으로 위촉이 예정돼 있어 나주시의 명예시민증 수여에 부담감을 표현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잦은 행사 초청에 대한 불만도 명예시민 위촉을 거절하는데 적지 않은 이유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민 최모(영강동․45)씨는 “송일국의 명예시민증 수여 거절로 나주시가 전국적인 망신을 당하고 있다”고 꼬집으면서 “나주시의 졸속행정과 탁상행정이 낳은 최악의 실패작”이라고 질타했다. 또 “나주시민으로서의 자존심과 자부심에 먹칠을 한 꼴이 됐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