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덕(婦德)의 의미 깊이 생각해야 낭패 면해

멀지않은 역사에서 치마권세의 절정은 조선후기 안동김문 하옥김좌근의 애첩, 나합(羅閤)이 대표적이다. 나합은 나주의 합하(閤下 정일품 벼슬)라는 별칭인데 순조임금의 처남인 당대의 최고 세도가인 김좌근의 첩이였다.

나합은 본래 기생 출신으로만 알려있고 출생지는 영산포 이지만 성장과정은 자세히 알려진 것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일개 기생이 삼정승의 거물인 영감(令監)을 치마폭 안에서 주물러서 국정을 함께 논의 하여 방백수령(관찰사,목사)들이 그의 손을 거쳐 나갔다고 한다. 또한 행실이 음탕하여 빈객들과도 간통을 서슴지 않을 정도였다니 남자로 태어났으면 희대의 간웅(奸雄)이 되었을 것이다.

치마폭 정사(政事)는 그리 멀지 않아 일본에 조선이 병탄되는 치욕을 우리 민족에게 안겨 주게 된다. 역사란 스쳐 지나가는 바람이 아니라 이렇게 우리를 다시 일깨워 오늘을 살펴 같은 우를 미연에 방지하여 탄탄한 내일을 만들기 위한 보배로운 사람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역사라는 관점에서 나주시를 보자면 상당히 우려할 정도의 많은 말들이 나돌고 있기에 걱정이 앞선다.

우선 철딱서니 없는 공직자들이 눈 맞춤을 위한 아부?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데 몸이 불편한 '어부인'의 침대까지 손수 장만이라면 호의를 넘어 불량한 속내가 훤히 보이는, 직장동료들에게 부끄러운 짓이 확실하다.

보통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정'을 인지상정(人之常情)이라고 하는데 이 정도이면 보통 정이 아니라 목적이 확실히 있는 특별한 '정'이다. 이 특별한 정을 사양치 않고 받은 쪽의 사정도 오십보백보가 맞다. 민선차지시대의 '악'이라 할 수 있는 짝짜꿍의 비빔국수는 건강한 사회에서 척결되어져야 할 적이 분명하다. 그런데 이러한 '악'이 당연지사가 되는 사연은 기브 엔 테이크(give and take)에 있다. 받는 것이 있어야 주게 되어 있다는 이야기다.

이런 공무원들은 항상 노른자위에서 맴돌게 되는데 이것도 능력이라면 나주는 의향(義鄕)이 아니라 불량을 생산하는 곳이 맞다. 무슨 사업을 하신다는 부류들도 어부인의 치마폭에 기어들기를 즐기는 모양인데 이러한 즐김이 대대손손 이어져 판이 바뀌어도 관(官)을 통한 부의 축척이 계속된다면 확실히 고장난 나주시가 분명하다. 물론 소금 먹은 '놈'이 물 먹게 되어 있다.

그러나 사회 지도자라면 일반적 관행은 몸소 삼가 해야 한다. 왜? 내가 정치를 하고 있는가에 대해서 고민이 없다면 나주시민들은 지도자를 잘못 선택한 것이다. 우리는 흔히 그놈이나 이놈이나 같다는 푸념이 대단하다.

그러나 역사에서 살펴본다면 한 사람의 지도자가 국가의 흥망성쇠를 결정하기도 한다. 미국의 '캐네디', 베트남의 '호치민' 선생이라든가 인도의 '간디', 그리고 백묘흑묘(白猫黑猫)로 유명한 중국의 '등소평' 등을 예로 들 수 있는데 시·군·구의 자치단체장이라고 해서 후세에 기리 남을 훌륭한 업적을 만들지 말라는 법이 있겠는가.

여하한 지도자는 원칙과 소신에 투철해야 한다. 지도자는 원칙만큼은 절대 타협해선 안 된다. 타협하는 날로부터 향원이 되어가는 것이다. 나주시장은 잘못된 부분은 속히 도려내고 겉과 속의 질서를 반듯하게 회복시키길 바란다.

하늘의 그물은 성긴 것 같아도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는다고 한다. 여러 번 곱씹어야 할 이야기다. 특히 천년 목사골 나주가 '여인천하'가 되어 가고 있다는 나주시민과 공직자들의 일부 지적을 음해쯤으로 치부해 호주머니에 구겨 넣지 말고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다. '호미로 막을 것 나중에는 쇠스랑도 안된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