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가 사실상 공공요금에 해당하는 '분뇨·정화조 수거 청소 수수료' 인상을 추진하면서 지나치게 업체의 이익만을 대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나주시의 조정안 대로 수수료가 인상될 경우, 나주시민들은 전남 4개 시 단위 중에서 가장 비싼 분뇨·정화조 수거 수수료를 부담해야 될 상황이다.

15일 나주시에 따르면 해당 수수료 인상을 위한 관련 조례 개정안과 제안서가 지난 14일 나주시의회에 안건으로 상정됐다.

집행부가 의회에 제출한 관련 조례안은 '나주시 분뇨 및 개인하수처리시설에 관한 조례일부 개정안'으로 오는 21일 심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나주시는 하수관거정비사업 시작 이후 각 가정의 정화조 폐쇄비율이 높아지고 분뇨수집량 등이 감소해 해당 업종 종사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해 옴에 따라 수수료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이유에서 수수료 인상을 추진 중인 나주시는 '시민들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업체 고충 해소'를 위해 관련 조례개정을 추진한다고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기존 1ℓ당 15.2원이던 분뇨·정화조 오니 수거 수수료를 ℓ당 22원으로 30.9%나 인상을 추진 중이어서 시민 부담 최소화는 헛구호에 그친 채 각 세대별 부담만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업체에는 각 세대에서 수거한 분뇨와 정화조 오니를 반입할 때마다 나주시가 그동안 업체에 부과했던 '공공처리장 시설 사용료(1ℓ기준-2.0원)'에 대한 '면제'가 추진되고 있다.

수수료 인상 금액에 대해 나주시 관계자는 "지난해 2월 A경제연구소로 부터 받은 용역 결과에는 ℓ당 28.7원이 적정 인상금액으로 조사됐지만, 시민 부담 최소화를 위해 ℓ당 22원으로 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수수료 인상률과 업체에 대한 시설 사용료 면제는 인근 지자체와 비교해 볼 때 턱없이 높고 '특혜시비' 마저 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나주시와 동일한 '임대형 민간자본사업(BTL)'방식으로 하수관거 정비사업을 추진한 인근 지자체의 분뇨·정화조 수거 수수료도 인상됐지만 나주시 보다는 높지 않았다.

목포시는 ℓ당 수수료 14원에 처리장 시설 사용료 1원을 받고 있다. 여수시는 ℓ당 수수료 14.4원에 업체에 시설 사용료 1.6원을 별도로 부과하고 있다.

또 순천시의 경우 ℓ당 수수료 14.4원에 시설사용료 1.6원을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주시보다 인구도 많고 시장 규모가 커서 수거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할 수도 있지만 업체에 대한 '분뇨 처리시설 사용료'는 모두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나주시 보다 인구도 적고 시장 규모도 작아 가장 높은 수수료를 부과해야 할 함평군은 반대로 가장 수수료가 저렴한 것으로 확인됐다.

함평군의 분뇨·정화조 수거 수수료는 ℓ당 8.87원에 처리장 시설사용료는 1.68원으로 나타났다.

나주시 관계자는 "하수관거 정비사업 이후 공공성을 띤 분뇨·정화조 수거업이 사양산업으로 접어들면서 업체들의 경영난이 가중 되고 있다"면서 "업체들의 고충을 해소하기 위해 수수료 인상이 검토되고 있는 단계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