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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을 보는 지역 민심의
싸늘함
논설위원
김노금
지금처럼 살벌한 이판사판의 정치 상황에서는 다소 생뚱맞은 소리로 들릴지 모르나 어린 시절부터 정치라는 용어는
내게 퍽이나 친숙하고 푸근한 느낌으로 다가 왔다. 견해나 정당이 나와 다르더라도 얼마든지 인간적으로는 옛정을 유지하면서 서로 보완하고 공존해 갈
수 있다 라는 생각을 갖게 된 데는 지금은 고인이 되신 친정아버님과 돌아가신 순간까지 변함없이 아름다운 우정을 나누셨던 고 박 기수님과의 모습을
보고 자랐기 때문인 것 같다.
전국구
국회의원 후보로서 당신 바로 앞 번호까지 국회의원이 되셨던 비운의 정치인 이셨는데 한 평생을 야당으로 사셨던 박 기수 어르신과 달리 아버지는 외삼촌, 그러니까
당신의 처남인 박철 씨가 당시 공화당 대변인까지를 지낸 덕분에 어쩔 수 없이 여당의 길을 걸으셔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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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설위원
김노금 |
| 서로의 길이 워낙 다르셨지만 두 분은 언제나 함께이셨고
두 분의 우정을 시샘하는 친구들이 오히려 왜 정치노선이 다르면서도 우정을 지속 하느냐며 흰 눈을 뜰 정도 이셨으나, 긴 세월 그 분들의 정다운
담소는 한 밤을 지새우면서도 큰소리 한 번 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나와 길이 다른 상대 일지라도 그를 향한 배려와 염려가 거짓으로 들리지
않는다면 그 사회는 조금은 아름답고 풍요로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민주당을 바라보는 지역민의 기대와 사랑이 걱정과 염려로 바뀌더니 이제 그럴 줄 알았다 라는 비아냥과 비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경선막판에 역
여론조사 의혹이 불거지면서 명부에도 없는 유령당원이 민주당을 요절내고 있는 듯싶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러한 불공정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들의 경선재심 청구 및 경선 효력 가처분 신청들이 각 선거구 마다 봇물을 이루고 있어 갈 길 바쁜
민주당은 신발끈 조차 매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고 이 때문에 광주 전남의 개혁공천을 통해 수도권 등지로 바람몰이를 하겠다던 민주당의 야심찬 당초
계획은 수포로 돌아간 듯싶다.
모든 판이 그렇지만 정치판 역시 신명과 즐거움이 함께해야한다. 또한 그 굿판에서 춤을 추는 이도 구경을 하는 이도 그 흥겨움에 함께 참여
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기억하기로 민주당이 벌였던 가장 멋진 판은 노무현 후보에게 패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끝까지 완주를 벌였던 2002년
당시의 정동영 후보의 아름다운 완주로 기억한다.
당시 9룡이니 7룡이니 하면서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후보들이 경쟁을 벌이다 자신의 세 불리기에 한계를 느끼고 이런저런 이유로 퇴장하는
상황에서 정동영 후보는 끝까지 멋진 완주를 했다. 그때의 페어플레이가 그를 국민들의 가슴에 소망을 주었고 그의 정치적 입지를 크게 강화
시켰으며, 결국은 5년 후 그를 민주당의 대선후보에 오르게 한 동력이 되었던 것을 기억 한다. 모든면에 참신하고 신선했던 그때의 민주당은 참으로
멋있었다.
그러나 광주시장 후보 경선이나 전남지사 후보 경선을 보면서 지역민들이 느낀 실망감이나 참담함은 말로 다 할 수 없이 큰 것이다. 시민
배심원제니 국민 참여 경선이니 하는 것도 그렇고 민주당의 일관성 없는 룰 역시 실망스럽기는 매 한가지다.
아직은 민주당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운명 때문에 내 지역 나주 민주당 경선에서나마 아름다운 완주나 승복을 보고 싶어 한 우리들의 희망과
기대가 또다시 무너진 지난주였다. 경선에서 탈락한 한 예비후보가 유령당원과 공정성과 투명성이 결여된 불공정경선을 받아들일 수 없다하여 지역민의
관심이 온통 그 쪽으로 집중되고 있다.
김대중과 노무현이라는 훌륭한 지도자를 배출한 우리들의 민주당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됐을까. 비효율과 무원칙, 그리고 비민주성과 구태의연함의
민주당을 보면서 그 정도의 시스템과 내부역량으로 과연 어떻게 선거를 치르겠느냐고 탄식하는 소리에 이제라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옛 시절의 노래를 아직도 부르고 있다면 너무나 시대착오적이다. 당심과 민심의 현격한 차이에 대해서 좀
더 겸손해져라. 아직도 민주당만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호남인들이다. 이들이 아주 그대들의 곁을 떠나 버리기 전에 민주당은 지역민들의 ‘사랑가’에
다시 한번 귀를 기울여야 하지 않겠는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