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의 지난 1년 간의 성과를 조합원들에게 보고하고, 건의사항 등을 청취하고 답변하는 정기총회 등 보답대회가 지방선거 예비후보자들의 선거운동장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특정정당 예비후보자들이 지나칠 정도로 얼굴 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일부 무소속 예비후보자들도 가세해 농협행사인지 선거판인지 구분이 안될 지경이다.

▲ 농협의 정기총회가 지방선거 예비후보자들의 선거운동장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있다.

각 단위농협은 정기총회와 보답대회 등을 통해 농협 임직원들과 영농회원들 간의 충분한 대화로 농협의 발전적인 미래를 모색하고, 조합원들의 화합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자리인데 언제부터인가 6·2지방선거 예비후보자들의 홍보장화 돼버렸다.

마을회관 또는 경로당 등 마을별로 열리는 농협 보답대회는 밑바닥 민심을 얻는데 가장 효과적이라는 판단 때문인지 시의원 후보에서부터 시장후보까지 줄을 잇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심지어는 후보자를 소개하는 사례까지 있어 보답대회가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단위농협 관계자들은 "지역 정치인들이 찾아오는 것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으며, 선거철에는 특히 예민한 사안이라 불편하더라도 말을 못 한다"면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예비후보자들이 보답대회를 참석하는 것을 법적으로 차단하지 않은 이상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보답대회 및 농협 정기총회에 정당 시의원 후보에서부터 무소속 후보까지 4-5명, 도의원 예비후보 2-3명, 시장예비후보 3-4명 등 10명에 가까운 예비후보들이 찾고 있는 실정이다.
 
나주농협 조합원 최모씨(58)는 "다른 지역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는데 유독 우리 나주만 선거운동이 너무 빨리 시작된 것 같다"며 "조합원과 농협 직원과 원활한 소통을 통해 올해 농협 살림을 어떻게 하면 흑자를 낼 수 있을까 고민하는 자리에 정치인들이 찾아와 한 표를 호소하는 것은 찬물을 껴 얹은 격"이라고 말했다.
 
조합원 이모씨(50)도 "정기총회와 보답대회가 특정정당과 무소속 후보간의 격전지로 바뀌고 있어 못내 씁쓸하다"며 "서로가 서로를 헐뜯고 모함하면서 지지를 호소하는 자리가 보답대회인 것 같아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