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즈(Rose)란” 장미란 그녀는 예뻤다

                                                                                     논설위원 김노금

내가 아는 어떤 여인보다도 가장 아름다운 여인 장미란!

나는 감히 그녀를 그렇게 불러주고 싶다.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시 그녀가 인간 한계를 뛰어 넘는 위대한 몸짓으로 바벨을 들어 올릴 때 지구촌 모두는 숨을 죽였다.

 역도를 위해 조국을 위해 평범한 여자로서의 모든 것을 포기한 그녀는 그때 이미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고 아름다운 여인으로 우뚝 선 것이다.

베이징 올림픽 당시 장대높이뛰기의 이신바예바는 1cm씩만 자기의 목표치를 올리는 영악한 꼼수로 23번이나 세계 신기록을 세워 갔고 그때마다 꼬박 꼬박 몇 억씩에 포상금을 챙겼다고 들었다. 그런데 우리의 딸 장미란은 바보처럼 우직하게 1~2kg도 아닌 7kg이나 한꺼번에 들어 올리는 쾌거를 이루어 우리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었다. 장미란은 그런 선수였다. 그랬던 그녀가 사상 처음으로 한국에서 개최된 2009 고양 세계 역도 선수권 대회에서 다시 한 번 가슴 찡한 감동을  안겨 주었다.

▲ 논설위원 김노금

여자 +75kg급 인상 부문에선 은메달에 그쳤지만, 용상 부분 187kg에서 세계 신기록을 수립. 합계 점수 322kg으로 금메달 2개를 거머쥐면서 대회 4연패를 달성 했다.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까지 합치면 역도사상 첫 여성 5연패 신화의 주인공이 됐다. 그날 킨텍스 역도 경기장은 그녀를 사랑하는 팬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한다.

그리고 그녀에게 파이팅을 외쳐 대던 10대 소녀들은 장미란 선수를 “Rose란”이라 불렀다. 기발한 착상이고 사랑이 가득담긴 참 이쁜 이름이다.

여자 헤라클레스, 국민영웅, 세계장사등 장미란을 가리키는 호칭들이 많은데 그 중 그녀의 이름과 조화를 이룬 ‘장미’라는 호칭은 참 어여쁘고도 사랑스럽다. 그날 장미란은 21세기에 맞는 새로운 여성미를 우리게 보여 주었다. 조국을 위해 피 땀 흘리며 훈련에 훈련을 거듭했을 그녀의 굳은 손바닥을 만져보고 그녀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 그리고 그 손에 입 맞추고 싶다.

“Rose란” 그녀를 사랑하는 국민들이 불러주는 최고로 예쁜 이름이며 꽃 중의 여왕인 장미. 이제 “장미란”이란 그녀의 이름으로 여성미 대한 새로운 기준이 만들어지고 있음을 느낀다.

세태의 흐름인지 우연의 일치일지는 모르나 12월 4일자 동아일보 2면에 보면 그동안 마르고 늘씬한 여성들만을 선호하던 일본 남성들의 배우자 기호도가 포동포동하면서도 풍만한 여성을 원하는 추세로 급격하게 바뀌어 간다는 기사가 있었다. 남성들의 미적 기준이 그 동안의 비쩍 마른 여성에서 통통한 여성들로 180도로 바뀌는 추세에 대해 자세히 보도한바 있다.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풍만한 여성이 배우자로서 주는 심리적 안정감이 첫 번째 이유로 외모가 튀지 않은데다 성격이 쌀쌀맞지 않을 것 같다는 점도 인기요인이라고 했고 장기 불황이 가져온 변화라는 해석도 있다.

고용불안에 따른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하고 경제 상황이 빠듯한 일상생활에서 정서적으로 힘든 남성들이 넉넉해 보이는 여성을 통해 심리적 안정감을 찾으려 한다는 분석이다. 국민적 영웅의 위치에 있으면서도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장미란은 자신의 위치에서도 최고의 선수요 최고로 아름다운 여인임에 분명하다 또한 미적 기준이 변해가는 시대 상황에 비추어 보아서도 그녀는 진정 건강하고 아름다운 사람이다.

개미처럼 가는허리를 만들기 위해서 밥 한 숟가락도 제대로 넘기지 못하는 요즘의 현대 여성들이 장미란의 굵고 튼실한 몸을 보면서 또 하나의 새로운 건강한 여성미에도 의미를 부여 했으면 한다. 어쨌거나 바다 건너 일본의 모든 풍조가 1년도 못돼 우리나라에 상륙했던 예로 보아 내년은 아마도 포동포동하고 풍만한 여성상이 새로운 미의 기준이 되어 튼튼하고 넉넉한 사회 분위기 조장에 일조를 하는 상황이 되지 않을까 라는 개인적으로 흐뭇한 기대를 가져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