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사람 짝짓기교육
                                                                                   논설위원 김노금
 
얼마 전 강남에 사는 친구로부터 들은 이야기 이다. 지금 강남은 최고급 수준으로 살고 있다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짝짓기 교육이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집안의 경제적 수준이나 아버지의 사회적 지위가 비슷한 아이들을 한데 묶어 유치원 안에서건 일상생활에서건 그들만의 친교만 갖도록 한다는 이야기 이다. 유치원이 끝난 후에는 그 짝꿍들과 함께 수영이나 골프 학원, 음악학원 등을 이동 할 수 있도록 다니던 직장까지 작파하고 엄마들이 번갈아가며 시간표를 짠다고 한다. 강남의 영어 유치원 대개가 한 달에 150만원 내외의 교육비를 받는다고 볼 때에 유치원에만 1년에 1800만 원 정도의 교육비이며  방과 후 다른 특별학원 서 너 곳을 전전하며 들어가는 교육비는 계산하기도 어렵단다. 
 

▲ 논설위원 김노금

우리나라 국립대의 1년 교육비가 420만 원 정도라고 볼 때에 4배가 넘는 돈이 들어가는 셈이다. 돈의 액수보다도 더욱 중요한 것이 보다 좋은 짝꿍 만들어 주는 것이라니 그리 못 한자의 자격지심일지 모르나 참 황당하다는 생각이 없지 않다.  “아이들이 잘 자라 각자 최고의 자리에서 서로 밀어주고 끌어 줄 것”을 기대하며 1주일에 두서너 번씩 모여 정보를 교환하며 그 유치원과 학교에 오는 아이들의 가정 수준을 고민하면서 중, 고등학교의 진학 정보나 유학, 어학연수 정보를 공유하며 함께 움직인다고 한다.
 
모임에 끼지 않은 아이와의 모든 친교 모임이나 생일 파티 등의 초청에도 오고 가지 못하게 하는 등의 제재를 하면서 그런 행위가 자기 자식의 장래에 더욱 생산적 이라는 믿음을 갖고 산다는 이야기다. 자녀 교육에 있어 이쯤 되면 교육이 아니라 횡포요 만행의 수준이 아닌가 싶다. 수준 높은 교육을  함께 공유한다는 것을 탓할 생각은 추호도 없으나 엄마의 직업까지 팽개치고 오직 자식 뒷바라지에 목숨을 거는 짓 치고는 참으로 치졸하고 위험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최고의 리더가 되기 위한 덕목을 사랑하고 배려하며 함께 나누고 어려운 사람을 보면서 작은 것이라도 나눔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나의 생각이 너무나 시대착오적 생각인가 싶어 잠시 공허해진다.
 
높은 한국의 교육열에 대해서는 오바마 대통령도 극찬한 바가 있다.
 
또한, 지난 반세기 기적 같은 발전을 이룬 데는 한국 어머니들의 자녀 교육에 대한 열의와 헌신이 큰 몫을 차지하였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우리의 어머니들은 오직 자식들의 성공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였고 우리 세대는 그런 어머니의 고생과 헌신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으며 열심을 다해 살아왔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은 결코 그런 어머니를 자랑스러워하지 않는다. 돈을 벌든 사회봉사를 하든지 자신의 삶을 멋있게 사는 모습을 존경한다.
 
자신을 위해 해 달라는 대로 해 주는 어머니를  한동안은 좋아하기는 하겠지만 존경하고 존중해 주지는 않을 것이다. 자식에 대한 사랑이 자식에 대한 집착은 아닌지 살펴볼 일이다. 자식이 저 혼자 독립 하는 것에 최고의 교육적 의미를 부여해야 함에도 자식을 위해 대학과 직장까지 찾아가서 참견하는 어머니가 많아지면서 신발하나 옷 하나 사는 것 에도 전화를 해서 묻는 어이없는 젊은이가 늘어 간다고 한다. 자식을 진정 사랑한다면 아픔도 고통도 가난함도 능히 이겨 갈수 있게 해서 이 세상과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살아가게 해야 한다 는 것이 직장생활 30년 넘는 세월에 아이 셋을 별 탈 없이 키워낸 나의 변함없는 소신이다. 이 가난하고 무식한 소신에 강남 분들이 웃으실지라도 어찌할 수 없는 일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