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선사·고대의 홍어잡이

목포대학교 고고학전공 조교수 김 건 수

1. 유적 출토의 홍어연구를 위하여

우리나라 여러가지 식품 가운데 삭혀서 먹는 어류로 홍어가 대표될 수 있을 것이다. 홍어류는 연골어강(Class Chondrichthyes), 판새아강(Subclass Elasmobranchii), 홍어목(Order Rajiformes)으로 분류된다. 연구자에 따라서는 홍어를 가오리류에 포함시키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가오리를 홍어류에 포함시키기도 하여 혼란이 있었으나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가오리과를 홍어과로 개명하는 동시에 기존의 학명을 대폭 정리하였다. 이 연구에 의하면 한국산 홍어과 어류는 4속屬 11종種이 서식 분포함을 알 수 있으며, 흑산홍어의 학명은 참홍어(R. pulchra Liu)이다. 또 보통 간재미라 불리는 종은 홍어(O. kenojei, Muller et Henle)를 가리킨다. 본 글에서도 분류 기준은 이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정약전이 19세기 초에 흑산도에 유배되어 있으면서 정리한 『자산어보玆山魚譜』는 홍어류와 가오리류를 구별하여 분어鱝魚, 소분小鱝, 수분瘦鱝, 청분靑鱝, 흑분黑鱝, 황분黃鱝, 라분螺鱝, 응분鷹鱝 등으로 서술하였으며, 이들에 대한 한글명은 김홍석에 의해 자세히 연구되어 있다.

이 가운데 참홍어는 분어鱝魚와 소분小鱝이며 크기에 의해서 구별했음을 알 수 있다.

고고학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민족지고고학이 있는데 이미 필자는 이를 적극적으로 채용하여 견과류 식과 함정어업을 살펴본 바 있다. 본고에서도 귀한 음식으로 취급되는 홍어류가 선사·고대에 있어서 어떻게 포획되었고, 또 식용으로 이용되었는지를 민족지 조사, 어구 및 동물유체를 통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먼저 유적에서 출토되는 연골어류의 자료를 종합하고, 이들 종합된 연골어류를 상어류, 가오리류, 홍어류로 구별하기 위하여 현생 표본과 비교 검토한다. 다음으로 이것들을 어떻게 포획했는가를 살피기 위해 전통적인 홍어 포획방법을 민족지 조사를 통하여 살펴본다. 그런 후 유적에서 출토된 어구와 비교 검토한다.

2. 유적출토 홍어류 검토

연골어강에 속하는 어류는 상어류, 가오리류, 홍어류가 있는데 유적에서 확인되는 이들 유체는 치판, 척추, 미침 등이 있으며 대부분은 척추뼈이다.

이상과 같은 과정을 거쳐 홍어, 노랑가오리, 상어의 표본 제작이 완료되었다. 연골어류인 관계로 척추뼈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의 뼈는 제작할 수 없었다. 완성된 3종류의 척추 표본을 들어 비교해 본 결과, 상어류는 구별이 되었으나 홍어와 노랑가오리는 구별에 어려움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가오리는 꼬리에 침을 가지고 있어 유적에서 척추와 더불어 정연히 출토된다면 구별이 가능하다. 그런데 이 침에 사람이 쏘이면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어 포획한 즉시 제거해 버리므로 본고의 표본에서도 미침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유적에서 미침이 출토되는 경우는 가오리일 가능성이 높다.

2)유적출토 홍어류

유적에서 출토되는 연골어류는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척추 및 미침이 출토되므로 그 종류를 추측해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유적에서 출토되는 연골어류 가운데 가오리류가 출토되는 유적은 <표 1>에 나타난 바와 같다. 대부분은 해안지방의 패총에서 출토되지만 원주 법천리고분에서처럼 내륙의 고분에서 출토되는 경우가 있다. 패총이 생활유구라고 하면 고분은 매납유구이므로 이들 두 유적에서 출토된 가오리뼈가 갖는 의미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3. 홍어잡이 고찰

과거에 행해진 홍어잡이를 복원하기 위하여 현재 행해지고 있는 홍어잡이 어법을 민족지 조사와 1908년에 발간된 『한국수산지韓國水産誌』를 통하여 낚시, 그물, 돌살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한다.

흑산에서 포획되어 소위 ‘흑산홍어’라 불리우는 것의 사전적 명칭은 참홍어(R. pulchra Liu)이다. 또 보통 간재미라 불리우는 종은 홍어[O. Kenojei(Muller et Henle)]를 가리킨다. 이런 홍어류에 관한 명칭이 문헌과 방언에 따라 차이가 있으므로 이것부터 살펴본다.

홍어류는 한자로 분鱝으로 기록되어 있는 것이 보통이다. 이들 기록에서 참홍어는 분어鱝魚,  がんぎ분鱝을 가리키며, 홍어는 보통 간재미를 일컫는데, 소분小鱝, 폴랭이(흑산도), 갱개미(충청도)라고도 불리운다.

1) 낚시

낚시를 이용하여 홍어를 포획하는 방법은 외줄낚시, 주낙, 걸낚시가 있다. 이 가운데 현재 흑산도와 홍도에서 홍어를 포획하는 방법은 걸낚시가 보편적으로 행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전통 홍어잡이는 외줄낚시와 주낙이 있으며 걸낚시는 일제시대 일본인들에 의해서 들어온 공조空釣(からつり)어법이다. 한국수산지에 따르면, 일본인들은 가오리를 포획하는데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 평안도에서 걸낚시를 사용하고 있으나 전라도에서는 홍어를 포획하는데 걸낚시를 사용하여 실패하였음을 보여준다. 외줄낚시와 주낙은 줄과 낚시바늘로 이루어지며 미끼는 놀래미, 붕장어를 사용한다. 이런 문헌자료를 보충하기 위하여 흑산도 인근에 대한 현지조사를 실시하였는데 그 결과는 아래와 같다.

(1) 현지조사 예 : 전남 신안군 흑산면 예리
제보자 : 박○순(남, 74세) 홍어 중간상인(신안수산)
박○순(74세)씨에 의하면 현재 흑산도 인근에서 이루어지는 홍어잡이는 1970년대에 대청도에서 들여온 걸낚시뿐이지만, 걸낚시가 들어오기 이전에는 주낙이었다. 주낙에 사용되는 미끼는 황석어, 놀래미, 참가자미 유어, 골망댕이를 사용하였다. 주된 어장은 다물도에서 2시간 거리에 있는 태도 근해와 홍도 근해이다.

(2) 현지조사 예 : 전남 신안군 흑산면 다물도
제보자 : 김○식(남, 59세)
걸낚시가 들어오기 전까지 주낙으로 홍어잡이를 했던 사람으로 어장은 계절에 따라 달라지고 2∼4월 흑산 근해, 봄에는 ‘삼봉내기’ 부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