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들은 무얼 배우고 갔을까?
논설위원 김노금
예로부터 집안이 잘되려면 부부가 화목해야 한다고 했다. 싸움하는 소리가 담을 넘는 가정이 잘되는 예를 결코 보고 듣지를 못했다. 문제
부모는 있을지라도 결코 문제아는 없다는 진단이 모든 교육학자들의 일관된 견해이다.
가정에 어떠한 어려움과 고난이 닥친다 해도 부모가 힘을 합쳐 그 위기를 헤쳐 나가고 그러면서 늘 감사하고 서로를 존중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자라나는 아이들은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매사에 긍정적이며 자기 존중감이 또한 높다.
| |
 |
|
|
| ▲ 논설위원
김노금 |
| 그러나 툭하면 싸움질에 사네 못사네 하는 부모 밑에서는 그 자녀들이 온갖 스트레스를 받고 바르게 자랄 수가 없다는 사실을 우리는 너무 잘
알고 있다. 에둘러 말하지 않겠다.
이 나라 최고의 지도자들이요 온갖 열거 할 수 없는 특권을 모두 누리고 계시는 국회의원님들께서 다른 나라 국회의원들을 방청석에 모셔놓고 또
한판 제대로 깽판을 벌이고 우세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니 이런 열 불 나는 일이 또 있을까 싶다. 지도자 복 하나는 참 지지리도 없는
이 백성들의 한숨을 어찌할까 싶다.
얼마 전 에도 김태영 신임 국방부 장관의 군기를 잡느라 대장 전역 이임식이 있는 그 시각에 국회 출석을 강요 하는 만행으로 그 행사를
엉망으로 만들었던 것 을 기억한다.
그 행사엔 주한 외교사절들과 주한 미군 장성들이 참석하기 때문에 그 당사자가 빠져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그런데 우리들의 잘난 국회의원님
들은 단지 처음부터 군기를 잡아야한다는 이유로 그 난리를 피우셔서 막대한 외교적 결례로 나라망신을 시키신 사건이 얼마 전의 일이다.
국회의원님들의 알량한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장난을 친 것과 다를 바 없는 이일은 예결위원장과 국방위원장이 여당인 한나라당 소속 이라는 점이
더욱 놀라운 일이었다.
11월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운찬 국무총리가 이명박 대통령의 내년도 시정 연설문을 대독 하려는 순간 자유선진당 의원들이 의사 진행 발언을
먼저 해야 한다며 단상에 올라 고함을 지르며 몸싸움을 벌였다.
고함과 삿대질에 20여명의 의원이 뒤엉킨 연단 주변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고 정운찬 국무총리는 그런 와중에서도 붙잡힌 팔을 뿌리쳐가며
알맹이 없는 내용이나마 열심히 연설문을 읽어 나갔고......., 부모가 화목한 모습을 보일 때 자녀들의 가슴속엔 행복감과 감사와 내일에의 곱고
아름다운 무지개 빛 꿈이 자라게 된다.
우리 국민들은 지금의 현실이 말할 수 없이 고달프지만 꿈꾸며 살고 싶다. 어렵고 고통스러운 삶일지라도 내일은 조금 더 나아질
거라는 믿음으로 소박하나마 작은 꿈 을 고이고이 키워가는 국민들을 더 이상 참담하게 만들지 말아줬으면 한다. 그러니까 11월 2일 그
난리가 났던 날은 중앙아시아의 키르기스스탄 의 국회의원 일행 15명이 방청석에서 의사진행을 하나하나 지켜보고 있었다.
한강의 기적을 이룬 그리고 새마을 운동으로 찬란한 경제대국을 이룩한 나라라며 비싼 경비 들여 배우러온 나라의 국회의원들 앞에서 행해진 이
낯 뜨거운 행동을 어떤 말로 변명해야 옳을지 모르겠다.
멀리서 찾아 와 준 손님을 안방에 모셔놓고 그 앞에서 벌인 추태, 그 패싸움을 보면서 그들은 무엇을 생각 했을까? 이제 여당과 야당끼리의
싸움에 별 매력을 못 느꼈는지 세종시 문제로 “원안백지화” “수정불가” 로 또 한바탕 난리가 날 것 같다.
한나라당 자기네들끼리 “박근혜 야당으로 가라” “이 대통령은 탈당해라”로 연일 거친 설전을 벌이고 독설의 내용도 저 정도면 당이 깨지는
것은 시간문제지 싶을 정도이다. 이 나라에 과연 소망은 있는 것일까? 정치가 무엇인지 도무지 알 수없는 백성들은 피멍든 가슴으로 우리들의
지도자들을 그저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다.
올 것이 왔다면서 울분을 삭이지 못하는 충남 연기 주민들의 이야기가 결코 남의 일 같지 않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나주시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염원하고 있는 조속한 혁신도시 건설은 누가 뭐래도 국토균형발전 과 함께 이 나라 온 백성이 고루 함께 잘 살아 보자는 국민적
합의하에 이뤄낸 일이었는데 왜 이렇게 대안도 없이 국민들의 마음을 들쑤시며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 하는지 그것이 알고 싶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