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이야기③

영산포가 들려주는

맛깔스런 이야기
  
                                                                        
김미경(나주시 역사문화 큐레이터 ＆ 스토리텔링 작가)  

영산포 이야기 둘 :

『영산포에는 잃어버린 세월을 추억할 수 있는,,,,,,
  근대문화의 거리가 있습니다.』

197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활기가 넘쳤던 영산포는 우리의 잃어버렸던 세월을 추억할 수 있는 근대문화의 거리가 있습니다.
호남의 내륙을 관통하던 영산강의 대표적인 포구가 있었던 영산포는 남도 문화의 중심지였습니다. 배로 실어 나른 물건이 가득 쌓인 영산창(榮山倉)이 영산포에 있었다는 기록으로도 얼마나 영산포가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던 살아있는 포구였는지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영산포의 아픈 과거를 들추어내자면 구한말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일제의 조선 수탈과 함께 일본인들의 상업적인 필요에 의해 영산포는 영산강을 따라 형성된 40여개의 포구의 중심 역할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영산포 근대문화의 거리에는 일제시대 가옥들이 여기저기 남아 있습니다. 일제시대 당시 나주 제일의 부자였던 구로즈미 이타로(黑住猪太郞)의 집은 지금도 그 옛 모습을 온전히 유지하고 있어 대한민국의 수난의 역사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일제가 우리나라의 토지를 수탈하고자 설립된 동양척식회사 영산포 출장소 자리에 현재 문서고(지상 1층 붉은 벽돌집)와 숙직실이 남아 있어 우리나라 근대의 암울했던 역사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물론, 영산포를 중심으로 하는 근대문화의 거리에는 이런 일제 식민지 시대의 잔재들만 남아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백구두와 하얀 양복을 입고 한껏 멋을 부린 신사들이 드나들던 맛있는 술도가의 흔적도 찾아 볼 수 있고, 아코디언을 연주하며 악극을 공연했던 근대문화의 향수를 되살릴 수 있는 추억의 거리도 있습니다. 곡창지대 나주의 쌀을 찧던 정미소와 줄줄이 서있던 비단집들의 모습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나주의 영산포 근대문화의 거리에서 영화 “장군의 아들”도 촬영했습니다. 물론, 다 아시겠지만, 영화 “장군의 아들”은 일제시대 서울 종로 최고의 멋쟁이 김두한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영화화한 것인데요. 이곳 영산포 농협 창고 근처에 가면, 김두한이 싸움에 패해 잠시 피신한 곳과 일제시대 술집을 찍은 촬영 현장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또, 영산포 천주교회에 가면 70년대 시골을 무대로 한 드라마 “죽도록 사랑해”를 비롯해 다양한 CF 광고에 나오는 아름다운 고딕 양식의 성당 건물도 여러분을 반갑게 맞이해 줄 것입니다.
이런 영산포에 오신 여러분은 오늘, 어린 시절 물고기를 잡으며 행복했던 아름다운 추억을 떠올리면서 “엄마야! 누나야! 강변살자.”라는 동요를 마음껏 불러보는 신나는 시간을 가져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