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박스 판매 규제로 소비자 신뢰 회복해야

추석명절을 앞두고 배 재배농가들이 지난해 가격 폭락으로 경매가 중단되고 폐기처분까지 했던 악몽이 되살아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올해 배 작황은 일부 우박피해를 입었지만 일조량이 많고 병충해도 적었으며 추석이 10월초로 소비기간이 길어진 점 등 가격형성이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본격 출하되고 있는 신고배가 15kg 3만2천~3만5천원의 경매가격을 형성하는 등 일시적으로 호전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배 값 폭락은 기정사실이라는 주장이 대세다.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공사 청과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나주배는 박스가 바뀌지 않는 이상 제 가격을 받기 어렵다”면서 “추석명절을 앞두고 배 주산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경기도와 충청도, 전남 영암과 신안 등지에서 출하준비를 완벽하게 갖추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들 지역은 통일된 박스를 사용함으로써 소비자의 신뢰를 높이고 있지만 나주배는 한참 뒤떨어진 정책을 펴고 있다”면서 “나주배 박스는 전국 어디에서나 구입할 수 있어 상품가치가 떨어진 타 지역 배가 나주배로 둔갑하고 있는 실정이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추석명절을 목전에 두고 전국에서 배 출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경우 결국 배 값은 또 다시 하락세를 면치 못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오는 25일을 전후해 배 값 폭락은 절정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 시기에 전국에서 배 출하가 홍수를 이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나주배가 제 값을 받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박스통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난립된 브랜드와 오래된 박스는 돈만 내면 누구나 구입할 수 있어 짝퉁 나주배 유통을 부추기고 있다.

15kg 배 한 상자 가격이 3만원을 밑돌 경우 포장비와 인건비, 중매인 수수료, 경락 수수료 등 부대비용 1만원 가량을 제외하면 실제 농민들이 손에 쥐는 돈은 생산원가에도 못미친다.

한편, 올해 배 생산량은 2510ha 면적에서 7만~7만5천톤 가량이 수확될 것으로 예상되면  이 가운데 4만톤 이상이 재고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