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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인가 수해인가?
논설위원 김노금
강원도 두륜산에서 발원해 경기도 파주를 거쳐 서울의 한강으로 흘러드는 임진강은 그 지형을 따라 위 아래로 남북을 가로질러 흐르는 강이다
분단 이후 휴전선을 따라 흐르다보니 이제는 남북분단의 상징이 되어버린 강이다. 이강은 삼국시대부터 고구려 백제 신라가 서로 다투어 차지하고자
했던 군사 요충지였다.
수많은 세월이 흘러 한국전쟁에 있어서도 임진강은 그 지형적인 상징성으로 인해 늘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고 말없이 그 피 흘림의 역사현장을
지켜보아야 했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군사 요충지였던 임진강 주변은 지금도 남북이 서로 대규모의 군대를 주둔시켜놓고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군사 요충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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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설위원
김노금 |
| 수해인가 테러인가? 사전 예고가 전혀 없었었던 북측의 황강댐 무단 방류로 인한 임진강 사태로 인해 모든 국민의 대북 정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걱정과 우려의 시선들이 임진강으로 쏠리고 있다. 생떼 같은 목숨들이 순식간에 어이없는 수장을 당했는데도 어정쩡한 모습으로 일관하던 정부는
이제야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한 듯 강경하게 나오고는 있지만 북한은 이번에도 역시 사과할 뜻이 별로 없어 보인다.
북측은 황강댐의 수위 상승이 원인이라고는 하지만 최근 임진강 상류지역에 거의 비가 내리지 않았고 통상 9월에는 물을 가두는 시기이기 때문에
더욱 납득하기가 어렵다. 홍수철도 지나고 갈수기가 예상되는데 그 아까운 물을 방류한 저의가 도대체 무엇인가? 북한당국의 대남 유화책에 대한
군부의 반발에 따른 행동일 가능성과 지역단위 부대의 반발 이거나 실무선의 오판에 의한 방류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도 한다.
그러나 이런 민감한 때에 최근 북한의 정권붕괴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우리를 제외시킨 미국과 중국의 활발한 대응 방안들 또한 우리를 대단히
민감하게 하고 있다. 또한 미국측에 의하면 북한의 핵물질이 문제가 된다면 미국이 북한에 진주할 필요가 있다고 하면서 북한 급변 사태시 그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미국이 직접적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와함께 북한의 급변 사태시 동북아 지역이 군사적 불안정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미국은 중국과 즉각적인 조율을 할 것이라고 하는데 이
또한 지난 역사적 사실을 상기해 볼 때 우리의 심사가 편치 않은 대목이다. 현재 군사적 차원에서 그리 나쁜 관계가 아니고 또 한국과의
경제,정치적 협력 관계가 원만하게 구축되어가고 있는 점 등을 생각해 볼 때 지금 당장 중국의 군사적 개입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기는 하다.
그러나 언젠가 북한에 급변사태가 일어난다면 중국이 어떤 형태로든 개입할 가능성은 항상 존재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국방부의 엇박자
사태인식은 우리의 분통을 터트릴 수밖에 없다. 무고한 국민이 여섯명이나 희생이 되었는데도 정부당국이 이렇게 따로 놀고 있으니 이번에도 역시
제대로 된 북한의 사과를 받아낸다는 것은 애시 당초 그른 일이 된 것 같다. 세살 먹은 아이에게 물어봐도 이번일은 엄연한 수공이다.
국제사회가 지켜보고 있고 기막힌 유족들의 몸부림 을 잘 알면서도 결코 사과 하지 못하겠다는 저들의 어이없는 행동이 그것을 웅변으로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예고 없이 대량의 물을 방류 할 때 남한에서 어떠한 피해가 있으리라는 것을 불 보듯 환하게 알고 있으면서도 아무런 사전 예고 없이
이런 만행을 저지른 저들을 보면서 느끼는 두려움과 불안감은 사뭇 크다.
이러한 일들이 또 다시 여러 가지 모습들로 반복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을 전혀 할 수 없는 집단이기에 더욱 염려가 되는 것이다. 총체적부실
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표현일 것 같다. 피해지역에서 훈련 중이던 군 당국이 현지 주민들의 피해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은 점도 따가운 지적을
받아 마땅하다. 더군다나 작전지역의 하천정보를 몰랐다는 변명에는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홍수정보를 관장하고 있는 국토해양부, 국민의 안전을 관리해야하는 행정안전부와 소방 방재청 등의 역할과 책임 소재도 분명히 가려야 할
것이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국가기반 시설을 지키는 방재 안전 관리는 한 사람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방재안전관리를 맡고 있는 전체
공직자들과 그 책임자들은 항상 긴장감을 늦추지 않아야 할 일이며 국민의 안전이 자신들의 손에 달려있음을 명심해야할 일이다.
이제 사랑하는 가족을 잃고 애통해하는 실종 가족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위로하는 일과 적절한 보상에도 많은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또한
아무리 한 핏줄 한민족이라 할지라도 우리가 겪어야하는 이 피맺힌 현실 앞에서 우리는 조금 더 냉정하고 성숙해져야 할 것이다.
같은 역사를 공유하고있다 할지라도 우리는 지금 엄연한 남북이 분된 대치상황을 살아가고 있음을 직시해야만 한다. 임진강....수 천 년간 이
민족이 겪어야 했던 모든 아픔과 피눈물의 역사를 아는지 모르는지 무심히 남으로 남으로 흐르고 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