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온계 보유현황 ‘나몰라라’ 탁상행정 표본

광주·전남지역 신종플루 환자가 학교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지만 나주교육청을 비롯한 관내 학교관계자들은 신종플루 불감증에 걸린 듯 예방활동에 뒷짐을 지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여름방학이 끝나기 전 일선 교육청과 학교에 개학과 동시에 등교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문 및 교실입구에서 의무적으로 발열상태를 확인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그러나 관내 학교들이 개학한 지 10여일이 지났지만 교과부의 지침대로 등굣길 학생들의 발열상태를 꼼꼼히 확인하는 학교는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학교에 대한 관리감독을 책임지고 있는 나주교육청은 일선 학교의 보고만 믿고 학생들의 발열상태를 매일 확인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탁상행정의 극치를 달리고 있다.

지난 2일 나주교육청 관계자가 모 초등학교에 전화를 걸어 확인한 결과 학교에서 보유하고 있는 체온계는 1개뿐이며 학부모에게 1개를 추가로 빌릴 예정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이처럼 교과부의 지침에도 불구하고 일선 학교에서 등굣길 학생들의 발열상태를 확인하지 않고 있는 것은 보유하고 있는 체온계가 부족한 탓도 있지만 교사들의 불감증이 큰 문제다.

한 학교에서는 담임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열이 나면 선생님에게 이야기하라”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가 하면 손으로 발열상태를 체크하는 경우도 있다.

개학 전 교과부가 지침을 내렸다면 체온계 구입을 위한 예산이 배정되기 전에 학교운영위원회를 통해 학교운영비에서 체온계를 구입하려는 의지를 보였어야 마땅하다.

현재 휴교 중인 학교는 광주가 고교 1곳, 유치원 1곳이며 전남은 초등학교 1곳, 중학교 1곳이며 광주 한 고교는 무더기로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처럼 학교를 중심으로 신종플루가 크게 확산되자 일부 학교에서는 신종플루 확산 예방과 불안감 해소를 위해 통신문을 발송하고 등굣길 발열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일선 학교의 체온계 보유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나주교육청과 등굣길 학생들의 발열상태 확인에 뒷짐을 지고 있는 교사들 모두 한심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