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의 문평면은 예로부터 쪽물 염색기능인이 많았던 곳으로 해방 전에는 집집마다 쪽농사를 지었으며, 전국의 쪽물 본산지라 하는 곳이었으나. 8.15해방과 6.25전쟁이후 화학염료가 쏟아져 나오면서 쪽의 명맥이 끊기고 말았다.

쪽물은 남(藍)이라 하며 아주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전통염료로 일년초의 식물성 천연염료이다. 쪽염색은 청색(靑色), 심청(深靑), 현청(玄靑)이다. 우리나라가 쪽을 처음 사용한 기록은 [후한서]에 있으나 삼한시대부터라 할 수 있으나 확실히 남청인지 단정하기는 어렵다.

▲ 장홍기 관장

삼국시대에는 고구려에서 김구대신이 청라관을 착용하고 백제의 왕은 청금고를 입었으며 품위에 따라 청대를 띠었으며 신라는 법흥왕 복제에 청의가 있었고 관영공장중 염직관계 부서가 있었다. 고려시대에는 이직의 복색이 천의로 염색공과 염료공을 두고 있었으며 조선시대에는 단령과 여인의 치마 등이 남색과 홍색이 주류를 이루었고 집집마다 남색이불보를 준비하여 비상시에 구군복을 만들어 입도록 할 만큼 많이 사용하였다. 1470년대에는 경공장에 청염장이 30명이 있어 쪽염색이 활발히 행한 것을 알 수 있다.

나주 문평면 복동리는 선조 때부터 구전이나 견습에 의해 전수되어 온 쪽물염색을 하는 집단 부락으로 그 일대 민가에서 많이 염색하였으며 나주에서 많이 재배했던 무명베와 삼베를 염색하였고, 순창, 고창, 무안, 함평 등지에서 포목을 가을에 걷어다가 염색을 해주었다.

쪽염색은 자연에서 얻어지는 유기염료로 견뢰도가 인공염료보다도 좋고 색이 침착하며 깊은 맛이 나고 자연스러울 뿐만 아니라 살균성이 있어 인체와 섬유에도 좋은 염료이다.

쪽은 전 세계적으로 350여종이 분포되어 있고 우리나라에서 자생하는 쪽은 요남으로 중국 일본 등지에서 재배하는 품종과 비슷하다. 같은 쪽이라도 염색장인에 따라 염색이 달라진다. 나주 문평면에서 쪽물을 낼 때는 부인과 각방을 사용하였으며 가족 중에 생리를 하면 쪽물을 만들지 않았다고 한다. 60-70년대 합성염료등장으로 쪽문화는 사라졌으나 40여년 만에 어렵게 일본에서 들어온 쪽씨를 구해 1987년도 윤 병운씨가 재배를 시작하여 쪽물을 내고 부인인 나정임씨가 쪽염색을 재현하였다. 이외 김기홍씨(나주 문평면 복동리 599-1)는 선조때부터 쪽물염색을 하였으며  이대홍씨(나주 문평면 복동리 117)는 18세까지 쪽염색을 하였으며, 1968년 조사보고서에 의하면 쪽물 기능보유자로 최초동(1886)씨가 쪽물 염색을 하였다고 문화재관리청 “한국민속종합조사보고서”에 기록되어 있다.

청출어람이란 쪽[藍]에서 나온 푸른 물감이 쪽빛보다 더 푸르다는 뜻으로, 제자가 스승보다 더 나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나주시천연염색문화관에서는 이외 명맥이 끊긴 나주지역의 많은 쪽물 기능자들을 찾고 조사하고 있다. 명맥이 끊긴 곳을 찾아 “청출어람” 돌기둥을 세워 쪽물 기능보유자의 뜻을 기리고 싶다.

(재)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관장 장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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