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선정에서 선금지급까지 14일 유착의혹

나주양돈친환경영농조합법인이 농림부 보조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가축분뇨 공동자원화사업이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치는 등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이 사업은 지난해 9월 농림부 1차 서류심사와 현장 평가대상으로 확정되었으며 지난 1월 사업대상자로 최종 선정됐고 활성오니 및 교반발효 공법으로 설치될 예정이다.

그러나 이 가축분뇨처리시설은 당초 농림부에 사업을 신청할 당시 사업예정지가 봉황면 장성리였으나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로 장소이전을 결정하고 부덕동을 제2후보지로 선정했다.

봉황면 주민들이 부지매입에서 최종설명회를 통해 반대하기까지 소요된 기간은 6개월로 이장단과 기관장 자원화시설견학과 설명회를 개최했었다.

이와는 반대로 부덕동은 봉황면에서 장소 이전을 결정한 뒤 부지를 선정하고 보조금 가운데 부지매입 선금을 지급받기 까지 소요된 기간은 불과 14일에 불과했다.

마치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단기간내에 부지를 선정하고 매입선금을 지급한 것은 나주시와 양돈조합이 사전에 묵계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낳기에 충분하다.

봉황면에서는 6개월 동안 사업추진을 위해 주민설득과 시설견학을 실시했던 양돈조합이 유독 부덕동에서는 기다렸다는 듯이 14일 만에 처리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납득할 수 없다.

부덕동을 비롯한 영산포 주민들은 “용산동에 변전소 설치를 시작으로 주변에 20여개의 철탑과 부덕동 쓰레기 매립장으로 인해 지금도 심한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주민들의 고통을 헤아리지 못하고 가축분뇨처리장을 부덕동에 설치한다는 것은 생존권을 포기하고 이 곳을 떠나라는 선전포고로 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또 “양돈협회에서 지정한 시설물을 견학하고 주민들과 대화를 통해 확인한 결과 좋은 점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며 “냄새와 악취로 인해 쾌적한 주거생활을 영위할 수 없다고 한탄하는 것을 보면서 이 시설물이 들어오면 안된다는 것을 몸소 느꼈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돈협회는 “농림부로부터 간신히 국비 30억을 배정받아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나주시의 미온적인 행정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시설과 근접한 부덕동 17통 주민 과반수이상의 동의서를 받았으며 강원도 횡성의 시설은 30m 이내에 마을이 있다”고 맞서고 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봉황면과 부덕동이 사업추진 과정에 너무 다르다는 것이다. 특히 부덕동을 제2후보지로 선정하고 부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관할 행정기관인 영산동과 사전협의는 물론 일언반구의 언질도 주지 않는 등 밀어붙이기로 일관했다는 것이다.

법적절차에 앞서 주민들의 쾌적한 주거환경과 영농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시설물을 설치하려면 해당 지역주민들에게 사전설명회와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는 것이 마땅하다.

대명천지에 무엇이 두려워 토지소유주들과의 이해득실만 따져 구렁이 담 넘어 가듯이 사업을 추진하는 자체가 주민들의 알권리와 정주여건을 묵살하는 비도덕적 행위다.

2012년 해양투기 전면금지와 영산강수질오염총량제 등으로 가축분뇨처리장 설치는 나주시가 안고 있는 시급한 문제라는 점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이해관계자의 입장에서 밀어붙이거나 주민들의 알권리를 묵살하고 슬그머니 추진하는 사업은 성공할 수 없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한편, 가축분뇨 공동자원화사업은 국비와 도비, 시비, 융자 등 30억을 투입해 일일 100톤의 가축분뇨를 액비화 90%, 퇴비화 10%로 처리하는 시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