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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서른 살, 세상의 비밀이 궁금하다면…
《후퇴하는 민주주의》는 2008년 하반기 월간지 〈작은 책〉이 기획한 ‘일하는 사람들의 눈으로 세상을 보자’는 주제의 연속 강연을 묶은
책으로서, 손석춘, 김규항, 박노자, 손낙구, 김상봉, 김송이, 하종강, 서경석 등이 입으로 푼 진짜 민주주의 이야기다.
이 책은 '서울 광장에 50만이 모여도 왜 민주주의는 후퇴하는'가라는 물음에서 기획되었다.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지금, 진짜 민주주의를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이 책은 민주주의의 후퇴를 막고, 진짜 민주주의를 이루기 위한
대안을 담고 있다.
책의 일부를 들여다보면 손석춘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원장은 고통받고 있는 민중의 눈으로 우리사회를 바라 볼 때 우리가 미쳐 보지
못했던 진실이 드러날 거라고 이야기한다.
그는 “대선과 총선 직후 절망의 담론과 촛불집회 이후 민중에 대한 과신 사이에 일관된 논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뭔가 좀 될 것 같으면
과도하게 신뢰를 하고, 뭔가 좀 안 될 것 같으면 과도하게 절망하는 것은 민중과 더불어 문제를 해결해 나가겠다는 자세의 결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봅니다”라고 말한다.
이어 어린이 교양지 〈고래가 그랬어〉 발행인 김규항은 우리가 개혁을 외치던 지난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서 작은 이명박, 작은 이건희가
되었다고 주장하면서 “군사 파시즘은 폭력과 억압으로 우리를 다스리지만, 자본화는 우리한테 욕망을 심어주어서 우리가 그 욕망을 좇게 만들고 우리의
정신과 가치관과 영혼을 송두리째 변질시킴으로써 지배하는 것이다”라며 따끔하게 충고하고 있다.
이어 한국에서 정규직 취업이 되지 않아 결국 노르웨이에 건너가 오슬로 국립대학에서 일한다는 박노자 교수는 ‘대한민국 주식회사’에서 “한국은
자본주의가 확산되어 가면서 사회적 연대가 말살되고, 가족주의가 대단히 강화된 사회”라며 “가족이나 연고집단을 넘어선 사회활동 자체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수적이고 분산된 사회모델 그대로인데, 한국 지배세력들한테 대단히 유리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학벌 없는 사회를 꾸준히 역설해온 전남대 김상봉 교수는 또 다시 ‘학벌에 몸을 바치는’ 사회풍토를 지적하며 “누군들 이 사회에서 천민으로
살고 싶겠나”라고 반문하고 있다.
책의 마지막 장은 하종강 한울노동문제연구소장과 서경석 도쿄 게이자이 대학 교수의 대담이다. 노동운동에 한평생 몸을 담은 하 소장과 제일
조선인으로서 디아스포라의 관점으로 세상을 보는 서 교수, 그들의 대화는 한국과 일본의 국가주의와 노동운동의 현실을 넘나들었다. 이 책은
‘민주주의 후퇴’를 주제로 담고 있지만 이 책의 부제는 ‘서른살, 사회과학을 만나다’이다. 즉 ‘민주주의 후퇴’라는 담론에만 머물지 않고,
일하는 사람들이 접할 수 있는 사회과학적 문제들에 대한 내용들이 담겨져 있다.
오마이뉴스 뉴스 게릴라 이명옥은 서문에서 “이 책의 핵심은 한마디로 시대를 관통하는 시대정신과 그 안에 살고 있는 두 주체인 자본가와
민중의 삶의 양상, 또 어떻게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인가에 관한 대한 제시이다. 신자본주의 체제가 확장 고수해 오고 있는
민중에 대한 착취는 사회전반에 걸쳐 인간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인 교육, 노동, 인권, 자유,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사회 변화를 지향하는
통로마저 막아 버렸다.
청산되지 않은 과거로 인해 우파에 의해 잃어버린 50년, 신자유주의를 지향한 지난 10년의 세월이 만들어 온 부동산 투기, 학벌사회 등
사회 양극화, 끌어안지 못한 재일 조선인 문제, 한 나라 안에 공존하는 이질적인 두 개의 사회집단을 객관적인 눈길로 분석한 손석춘, 박노자 등의
강연이 극복해야 할 문제들을 되짚어 본 것이라면, 마지막 장의 하종강 노동문제 연구소장과 서겅석 교수의 대담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민중들이
지녀야 할 의식과 노동운동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해 준 귀중한 길라잡이다“라며 이 책이 잠든 양심에 다시 불을 붙이는 기폭제가 되어 가슴과
발까지 닿아 행동하는 양심의 에너지원이 되어준다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고 했다. 특히 이 책은 인간이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조차 위협받고 있는
신자유주의 체제의 문제점과 이를 개혁하기 위한 진보주의가 나아갈 길을 제시하고 있어, 여러 가지 여건상 이러한 강좌를 쉽게 접할 수 없는
우리들에게 좋은 책이라 하겠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