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유린과 표현의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는 시민사회의 항거의 목소리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다수당인 여당이 언론악법을 날치기, 불법적으로 처리하는가 하면 경찰, 검찰로 상징되는 공권력이 시민들을 향해 폭력을 휘두르는 일이 일상화되고 있다.

권력을 동원해 임기가 법으로 보장된 KBS 사장을 강제로 퇴진 시키고, 광우병 쇠고기 수입으로 촉발된 ‘촛불’에 대한 책임이 MBC에 있다고 공세를 퍼부었다. YTN 낙하산 사장에 반대하는 YTN 노조원 다수를 해고시키기도 했다.

▲ 이재태 팀장

쌍용자동차 파업 노동자의 농성에 대한 당국과 사용자 쪽의 대처는 최소한의 인도주의, 인권보호를 넘어서고 말았다. 용산참사 때의 철거민에 대한 경찰의 테러 진압 행위와 다를 바 없다.

장기간 농성 노동자에 대한 음료와 전기마저 차단되었다. 공중에서는 발암물질이 섞여 있다는 최루액이 비처럼 쏟아졌다.

어디 이뿐인가?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시민단체들이 경찰에 강제 연행된다.

교육 당국은 최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2차 시국선언에 대해 국가공무원법과 교원노조법 위반 등을 적용해 전교조 소속 간부 89명에 대해 해임과 정직이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전교조는 두 차례에 걸쳐 민주주의 회복과 이명박 정부의 국정기조 전환, 교육정책 전면 수정 등을 요구한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전교조는 시국 선언 발표는 민주주의를 가르치는 교사로서의 참된 권리이자 의무라면서 이에 대한 중징계는 법과 상식을 무시한 초법적 폭거라고 비판했다.

국제인권단체가 한국의 인권이 후퇴하고 있다면서 국제 등급을 A급에서 B급으로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아시아의 대표적 국제 인권단체 기구인 아시아인권위원회(AHRC)는 한국 정부가 국가인권위원회 신임 위원장을 부적절한 방식으로 선출하고 신임 위원장이 국가인권기구 조정위원회(ICC) 의장직 도전을 포기한 것 등은 인권후퇴의 단적인 사례라고 지적한다.

언론악법 처리 과정에서 대리 투표, 재투표에 이어 사전 투표 등의 불법이 자행된 것으로 속속 드러나고 있다. 법을 만드는 의사당에서 갖가지 폭력과 불법이 춤을 춘 것이다.

방통위와 문광부는 언론악법 시행령을 만드는 등 후속조치에 바쁘다. 이에 대해 야4당과 언론노조, 미디어행동, 시민사회단체, 네티즌 등이 공동으로 참여한 ‘언론자유 민주주의 수호 100일 행동’이 ‘언론악법 원천무효 언론장악저지 100일 행동’에 나서고 있다.

며칠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로 뽑힌 여당 쪽 이사들은 MBC 경영진을 물갈이하고 일부 프로그램들을 없애겠다고 한다. YTN 사장이 사퇴하자 YTN 민영화 등 방송재편의 신호탄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영방송의 틀을 깨면서 방송을 재벌이나 족벌신문에게 퍼주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처에서 노동자 생존권, 표현의 자유, 언론자유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심각한 상황이다.

한 번 선거에 이기면 임기가 끝날 때까지 국민의 상전으로 둔갑하는 껍데기 민주주의는 더욱 강력한 저항에 불러일으킬 것이다.

권력투쟁의 정치, 변질된 대의민주주의는 지탄받아야 한다. 시민사회의 여론을 존중하고 국정에 반영하는 쪽으로 국정기조를 바꿔야 한다.

더 늦기 전에 역사의 교훈이 무엇인지 살펴야 한다.

이재태(나주시 비서팀장)
today1689@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