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이 허리띠를 졸라맨다면 슬기롭게 FTA를 극복할 수 있다"

FTA협상으로 농촌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배 농협이 군살빼기에 여념이 없다.

농촌의 어려움을 함께 한다는 취지에서 최근 이상계 조합장은 직원들의 시간외 수당을 대폭 삭감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취임과 동시에 조합장 전용 자가용을 처분했던 이 조합장은 "전국 품목 조합 가운데 배 농협의 경영상태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마당에 직원들의 시간외 수당이 다른 품목조합보다 4-5배이상 받아서는 안 된다"며 "광주 원예농협 등 타 지역 품목조합 수준에서 수당을 조절하게 됐다"고 직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시간외 수당을 삭감한 배경을 밝혔다.

광주 원예농협의 경우 1달에 20만원 수준의 시간외 수당을 받는데 비해 나주 배 농협은 3-4배이상의 수당을 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의 시간외 수당을 대폭 삭감한 이 조합장은 "직원들이 솔선수범해서 허리띠를 졸라맨다면 슬기롭게 FTA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삭감한 수당은 농민들을 위한 지도사업 등에 사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함께 배 농협은 배봉지, 박스 등 자재를 조합원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기 위해 자재위원회를 구성, 품질과 가격에서 경쟁력이 있는 업체를 선정하고 있다.

아울러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지역 업체에 대한 배려도 감안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배봉지 업체 선정에 있어서도 과거 1개 업체가 독점했던 관행을 깨고 3개 업체를 참여시켜 조합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배농협 조합원인 노안면 김모씨(45, 농업)는 "조합이 조합원들을 위해 운영해야 하는데, 관내 단위 농협부터가 직원들을 위한 농협으로 전락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FTA협상으로 어려운 농촌을 위해 배 농협이 큰 결단을 내려 기쁘다"고 환영했다.

한편 직원 A모씨는 "월급봉투가 가벼워져 조금 서운한 면도 있지만 조합의 경영 정상화와 농민과 어려움을 함께 한다는 취지라면 불만없이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이 조합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으로 그 어느 때보다 농촌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농협 직원들부터 솔선수범 해야 되지 않겠느냐"며 "앞으로도 배 농협이 직원들을 위한 조합으로 운영되기보다는 조금은 손해보더라도 조합원들에게 최대한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경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