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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 앞에서 12발 상모 돌려
1950년대 후반, 나주에 자주 내려와 활동했기 때문에 현재 나주국악협회 회장인 이규한(63세, 경현리)씨가 11-2살 때 이주완으로부터
상모와 가락을 배울 수 있었다.
나주 시내 뿐 아니라 이주완은 고향 다도에서 초청하면 하던 일도 멈추고 고향 어른들과 아이들 앞에서 신명나게 한판을 벌렸다. 다른 곳이라면
수고비를 두둑이 받을 터인데 그는 고향에서 만큼은 사례금을 받는 적이 없었다고 한다.
1950년 전후로 광주에서 활동한 그는 전국대회에서 1등을 차지해 이승만 대통령 앞에서 12발 상모를 돌렸다고 한다. 그의 12발 상모
솜씨는 이후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이주완의 고향인 다도면 풍산리 도래마을을 찾아가 보았다.
최병운(75세, 풍산 도래마을)
홍재석(72세, 풍산 도래마을)
홍정석(74세, 풍산 도래마을)
홍선희(84세,
풍산 도래마을)
▶어르신들 혹시 이 마을에 사는 이주완 어르신이라고 아시는지요?
아, 상쇠 돌린
양반.
그 양반 옆 마을인데, 잘 알지
최병운: 세상에 장가를 갔는데 뒷간에서 상쇠를 돌릴 정도로 상모 돌리는 일에 미쳤었지. 그때 아마 이주완이가
상모 돌리는 것이 대한민국 1등이었을 거야.
홍정석: 옛날에 그 양반 아버지가 그 짓 못하게 하고 때려죽이면 술 한말 사겠다고 동네사람들에게 웃으면서
말하곤 했어.
그때만 해도 상쇠를 돌리는 것은 상놈들이나 한다면서 아버지가 못하게 했거든
최: 얼마나 상모 돌리는 걸 좋아 했냐면 출상하고 있는데, 상여 뒤에서 솔방울을 달아서 상모를 돌렸을
정도였어. 허허허 상모만 잘 돌리는 게 아니라 언담도 좋았어.
상모를 돌리면서 재담과 만담을 얼마나 잘하는지 이주완이가 마을에 오면 모두 모여들었거든. 그뿐 아니라 하모니카를 기가 막히게 부르면서
갑자기 멈춰서는 또 만담을 하는 거야. 정말 재미있었지.
홍선희: 그 집 형제들이 목공일을 잘했어.
둘째 동기하고 주남이, 그리고 주완이도 손재주가 좋아서
목공일을 했거든.
홍정석: 이주완이가 이승만 대통령 앞에서 상모를 돌렸다고 했어.
그때 전국 경연대회에 나가서 1등을
해가지고 대통령 초청을 받아서 간 것으로 알고 있어.
홍재석: 내가 학교 다닐 때, 그러니까 중학교 다닐 때야. 17-8살이나 됐을까?(1952-3년경) 광주에서
중학교를 다녔는데, 그날이 대보름 저녁이었어.
양동시장에서 이주완씨가 가장 앞에서 상쇠를 돌리고 강성수씨가 뒤에서 장구를 치면서 수십 명이 소고, 꽹과리를 치면서 거리를 거닐며 농악을
하는 거야.
양동시장에서 광주공원에 도착한 뒤에 그 넓은 공원에서 한판 판을 벌리는데 광주 사람들이 다 모였어. 거기서 이주완이가 상모를
돌렸어.
그 넓은 광장에서 상모를 돌리는데 모두 입이 쩍 벌어졌어. 그리고는 집집마다 다니면서 굿을 해주었거든.
그 양반 나주보다는 광주에서 더 유명했어. 지금 같으면 인간문화재야.
그리고 보풀에 침을 바르면서 돌렸어.
홍선희: 지금 같으면 이주완이 돈 많이 벌었을 거야.
그때만 하더라도 농악을 하면 딴따라라고 해서
방정맞은 짓거리라고 했어.
옛날 양반들은 그런 짓거리 안했거든. 그 집이 전주이씨 양반 집이었어.
최: 당시에 이 근방에 이주완이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어.
어른부터 어린이까지. 이주완이가 상모를 돌리면
나이드신 어른들이 ‘주완이가 상모 돌린다’면서 구경을 왔거든.
그런데 어린 애들까지도 “주완이가 상모 돌린다”고 모여 들었어.
얼마나 이주완이가 재담이 좋았냐 하면...
어른들이 “주완이가
상모 돌린다”고 하니까 어린 애들까지도 따라서 “주완이 주완이”했거든.
그러면 이주완이가 상모를 돌리다가 멈추고서는 이야기를 하는 거야.
“우리 조카 세완이만(둘째형 이동기의 큰 아들, 다도면사무소에서
산업계장을 역임했었다.) 작은아버지라고 부르고 모두가 '주완이‘, ’주완이‘하는 구만”
“이놈들아 내가 니들 친구냐?”하면서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지.
홍재석: 이주완이는 광주에 농악대를 함께하는 조직책이 있었어.
그 양반이 농악을 본격적으로 하면서
광주로 이사를 갔거든.
우리 마을이나 다도에서 초청을 하면 고향으로 내려와 돈도 받지 않고 공짜로 농악을 해줬어.
내 나이가 21-22살(1956년 이후) 무렵에 자주 마을에 와서 농악공연을 해 주었어.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