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후세인 오바마(Barack Hussein Obama).

미들네임인 후세인을 갖고, 흑인이라는 약점을 가진 젊은 변호사 출신이지만 수려하고 화려한 연설로 '검은 케네디'라는 별칭으로 미국의 꿈과 희망을 역설하고 있다.

그가 11월 4일이면, 미국의 대통령 당선자가 될 가능성이 아주 높아졌다.

2000년 민주당 전당대회 입장권도 없었던 오바마가 1996년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한 때로부터 불과 12년 만에 미국의 최고사령관이 되는 것 자체가 대단히 혁명적인 것이다.

▲ 이재태 팀장

미국사회에서 ‘비주류’ 중에서도 ‘비주류 소수자’가 대통령이 되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일까?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많은 이들이 의아해하면서도 궁금해 하지 않을 수 없다.

어려운 조건을 뚫고 목표를 성취해 나가는 오바마에 놀라지 않을 수 없고, 또 한편에서는 이러한 결과가 가능한 미국사회의 시스템에 또 한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오바마는 아프리카 케냐 출신의 흑인 아버지와 미국 출신의 백인 어머니 사이에서1961년 하와이에서 출생하였고, 그가 두 살 때 부모가 이혼하고, 어머니가 인도네시아인과 재혼함에 따라 하와이를 거쳐 인도네시아에서도 유년기 4년을 보냈다. 십대의 나이에 접어들면서 오바마는 어머니와 함께 미국으로 다시 돌아가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와 함께 생활하였다.

로스앤젤레스의 옥시덴탈 대학 문과에 입학하여 2학년을 마치고, 뉴욕의 컬럼비아대학으로 전학하여 정치학을 전공하였다.

오바마는 1997년에서 2004년까지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으로서 성실한 의정을 수행하였으며, 2000년 연방 하원의원 예비경선에 출마하여 낙선하였으나, 2004년에 흑인으로서는 그리고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후보로서는 불가능하게 여겨졌던 미국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도전하여 압도적인 득표로써 당선되었다.

그가 살아온 과정을 살펴보아야 할 이유는 그를 통해 살아있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오바마가 출생과 성장과정에서 주어진 혼란을 스스로 잘 극복했다는 점을 이미 잘 알려진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지금의 오바마를 있게 한 전부는 결코 아닐 것이다. 가장 큰 원동력은 그가 지역운동과 주민운동에 투신하고 그 연장선에서 계속 활동을 했다는 점일 것이다. 

그는 민간 기업에서 잠시 근무 후, 철강 산업의 쇠퇴로 슬럼화된 시카고에서 교회를 기반으로 하는 지역공동체운동가로 3년간 활동하였고, 가난한 사람들의 낙후된 주거환경, 범죄와 실업의 증가 등 지역의 문제 해결에 노력하여 주목할 성공을 거두었다.

그러나 점차 오바마는 사회 문제들의 궁극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국가적이고 법적인 방안의 마련이 요구된다는 판단에 따라 하버드대학교 법학대학원에 진학하여 법률을 공부한 뒤 자신이 활동하던 시카고로 되돌아와 시카고대학에서 헌법학을 강의하면서 동시에 시민들의 권리를 대변하는 인권변호사로서 활동을 계속하였다.

미국의 상황과 한국의 상황과는 비교할 수 없는 조건이었겠지만, 현장운동을 기반으로 시작하여, 그 한계를 스스로 뛰어넘고자 노력하였다는 것은 풀뿌리정치에 있어 대단히 주목할 만한 일이다.

그의 이같은 현장운동의 기반은 이번 선거의 전략에서도 두드러지고 있다.

오바마는 이번 선거에서 ‘유세(campaign)’가 아닌, ‘운동(movement)’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그동안 미국의 선거 전략은 매스미디어를 통한 홍보전이 주를 이루었는데, 오바마는 ‘풀뿌리 지역운동’에 기초한 전통적 의미의 조직선거로 되돌려 놓았다고 한다.

워싱턴의 ‘밀실정치’가 풀뿌리 ‘현장의 정치’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사회의 각종 문제를 해결하는 중심에는 지역이 있다.

“삶의 문제를 정치의 의제로, 정치를 시민의 손으로” 만들고자 사람들의 마음과 몸이 움직인다면, 그것이 바로 풀뿌리 정치이다. 그 공간이 어느 곳이든, 그 일을 하는 사람이 누구이든 희망은 그런 풀뿌리 정치에 있을 것이다. 오바마가 외치는 ‘꿈과 변화’가 우리의 풀뿌리정치에서도 그 가능성을 키우고,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이재태 (나주시 비서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