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안리에 귀래사 짓고 전원생활 즐겨

노안면 금안리(金安里) 인천(仁川)부락에 위치한 귀래정(歸來亭)은 조선 명?선(明?宣)조대의 나주인 정심(鄭諶)의 정자이다.

그는 과거에 급제하여 이조정랑(吏曹正郞)에 임명되었지만 집에 계신 노친(老親)을 모시고자 즉시 사직하고 고향으로 내려와 정자를 짓고 전원생활을 즐겼다. 그때가 무인년 1578년으로 귀래사(歸來辭)를 제작하고, 또 시(詩)를 읊어 이르되,

향리(鄕里)에 되돌아옴은 세상을 피함이 아니오.
본디 임천(林泉)을 자애(自愛)하기 때문이다. 
도연명의 흥치(興致)가 유연히 이는데, 어느 누가 나를 끌어가랴.
(歸來非辭世 性自愛林泉 陶興悠烈作 何人挽我肩)

그러나 오랜 세월이 흘러 소와(小窩), 즉 정자는 퇴락하자 정심의 후손들이 이를 개탄하여 1946년 봄 계동소궁의 원 위치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귀래정을 중건하였는데, 그 누정의 이름은 정심이 지은 귀래사 뜻을 좇아 명명한 것이다.

이 귀래정에는 정우현(鄭遇炫)의 귀래정기(歸來亭記)를 비롯하여 정우선(鄭遇善)의 계동사와중건사실기(溪東小窩重建事實記), 송증헌(宋曾憲)의 귀래정기(歸來亭記) 등이 현액되어 있다. 따라서 정우현과 정우선은 1946년 신정부터 귀래정의 건립을 추진한 사람이다.

이들은 모두 나주사람들로 정심의 12세손으로 정우현은 후석(後石) 오준선의 문인으로 호는 강은(岡隱)이다. 정우현은 효도와 벗을 잘 사귀고 성실한 인물로 귀래정 주인인 선조의 발자취를 더듬어 다음과 같은 내용의 봉선시(奉先詩)를 짓기도 하였다.

우리 선조 당년에 이곳을 가려,
수류간(水流間)의 승지(勝地)에 천추(千秋)의 기업(基業)을 이루었네.
소박한 음식으로 객을 맞고 벽지(僻地)에서 삶이 오래 되었네.
술을 즐기며 몸은 늙어갔고 저녁 달밤이면 밖을 찾았네.
이를 숨기고 세상에 은둔하여, 해질 때면 약(藥)을 캐다 산에서 돌아온다네.

정우현과 함께 귀래정을 지은 정우선은 송사(松沙) 기우만의 문인으로 그의 호는 금하(琴下)이다.

그에게 계동소와의 중건사실기외에 귀래정이 소재한 같은 마을의 수우시정(守愚詩亭)에 쓴 시정중건사실기가 있다. 금안리 쌍계정에도 정우선은 누정제영을 쓰기도 하였다.

이밖에 1947년에 귀래정에 문기(文記)를 쓴 송증헌 역시 한문에 능하여 누정기를 짓기도 하였다. -다음 호에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