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가 뿌리를 내리기 위해서는 기초의원 정당공천제를 없애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현실로 다가섰다. 이번 나주시의회 개점휴업은 그 폐단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례다.

시의원들은 참으로 묘한 사람들이다. 선거철엔 새벽부터 발이 부르트도록 다니며 시민을 위한 의정활동을 열심히 하겠다고 하면서 당선이 되면 시민은 뒷전이고 당론이 우선이다.

나주시의회는 민주당 소속이 비례대표 2명을 포함해 8명이고 무소속 의원들이 6명이다. 수적우세를 앞세워 전반기 의장단을 싹쓸이 한 것도 부족해 후반기에도 이를 답습하려 한다.

하지만, 비례대표를 제외하면 민주당과 무소속이 동수를 이루고 있으며 지난 지방선거에서 득표비율은 민주당 47%, 무소속 40.2%, 열린우리당 12.8%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특히, 최다득표와 차점자 모두가 무소속 이였으며 지난해 치러진 보궐선거 결과를 포함하면 민주당과 무소속의 득표비율은 엇비슷하고 이는 시민의 뜻을 대변하는 것이다.

시의원들은 당론보다 지역발전과 시민의 뜻을 대변하는 사명감이 요구된다. 자신들의 손으로 조례를 개정한 후반기 정례회 개회일인 7월 3일을 넘기는 등 스스로 위법을 하고 있다.

민주당은 국회에서 여당이 야당을 탄압한다며 국회 등원을 거부하고 있으면서 정작 지방의회에서는 다수당임을 앞세워 무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행태를 일삼고 있다.

더욱 가관인 것은 당 소속 의원들 간에도 감투싸움을 벌이는 치졸함을 보이면서 회기 때만 되면 무엇이 그리도 당당한지 집행부를 윽박지르는 이중적인 행동도 서슴치 않고 있다.

모름지기 시민의 뜻을 대변하고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원만한 원 구성과 의정활동을 시작해야 한다. 자신의 힘에 버거운 감투에 연연하는 소인배보다 자신을 희생하며 모든 것을 버릴 때 더 큰 것을 얻을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