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내 초·중·고 급식메뉴 쇠고기 반찬 제외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전국적인 대규모 촛불집회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학교급식에서도 쇠고기 메뉴를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쇠고기 수입 개방에 따른 광우병 위험 노출 등의 불안감과 얼마전 광주의 한 유명 식당에서 수입쇠고기를 한우로 둔갑 판매하다 적발되는 충격적인 사례가 잇따르면서 쇠고기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나주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한달 사이에 관내 대부분의 초·중·고등학교가 학교급식에 쇠고기 메뉴를 아예 넣지 않거나, 넣더라도 한우만을 사용해 한 달에 1~2번 정도로 제한하고 있다.

초등학교의 경우에는 관내 23개교 중 나주북초등학교와 양산초, 반남초 등 5개교에서 쇠고기 메뉴를 식단에서 뺏고, 14개의 중학교에서는 모두 쇠고기를 사용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학교는 나주고를 제외한 10개교에서 쇠고기 메뉴가 자취를 감췄다.

특히 중·고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급식 반찬에서 쇠고기를 골라내고 먹지 않는 등 쇠고기를 전면 거부하고 있어 급식 메뉴에서 쇠고기를 빼는 것이 불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여중생은 “광우병에 걸리면 죽는다는데 무서워서 쇠고기를 못 먹겠다”며 “한우 고기라고 이야기해도 믿을 수가 없어 친구들과 쇠고기를 먹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고등학생은 “이전까지만 해도 쇠고기를 좋아했는데 이제 어디 무서워서 먹겠느냐”면서 “국민들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와 함께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먼 산만 바라보고 있는 새 정부의 존재 이유를 모르겠다”며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두고 있는 김모씨는 “쇠고기에 대한 심리적 불안감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멀리 와버린 것 같다”면서 “아이들의 건강을 지켜내기 위해서 학교급식 메뉴에서 쇠고기를 빼야 한다는 학부모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나주교육청 관계자는 “학교급식 식재료로는 국산 쇠고기만을 사용하고 있으며, 등급 판정 확인서를 통해 검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