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기업이 무엇인지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빵을 만들기 위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판다"는 미국의 사회적 기업 루비콘 제과 관계자의 말에서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다.

기업이 이익을 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사회적 목적을 위해서 일한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그리고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배제된 저소득 계층의 일자리를 만들어 주자는 사회공동체 운동을 기업을 통해 이루어간다는 것은 우리 모두의 희망이 되기에 충분하다.    

지금 우리는 고용 없는 성장 속에 살고 있다. 경제가 성장해도 고용이 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회적 양극화 현상과 계층간 빈부격차는 새로운 사회적 위기로 등장하고 있다. 자본주의의 작동원리인 시장과 경쟁이 남긴 유산은 불행하게도 실업문제였다.

우리나라는 IMF이후 보건복지부의 자활사업과 노동부의 사회적 일자리 창출사업의 결과로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었다. 대부분의 현대 자본주의 국가들이 고민하는 공통된 문제도 일자리 창출이다.

이명박 정부 역시 효율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일자리 창출이라는 명분 때문에 사회적 기업은 주요 국정과제로 채택될 수 있었다고 한다.  대부분의 복지사업과 예산이 지방으로 이양되어 보조금이 삭감되거나 축소된 반면 사회적 기업이 부상한 이유는 일자리 창출 때문만은 결코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왜 사회적 기업인가. 시대적 요청과 사회적 고민의 접점이 사회적 기업을 주목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돈도 벌고 좋은 일을 한다는 사회적 기업이 우리나라에서 성공하려면 몇 가지 과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첫째, 정부 주도로 인한 사업적 한계와 시민사회의 철학적 빈곤을 극복하여야 한다. 정부의 사회정책 일환으로 주도되었던 자활사업이 생계보조 수단으로 정책적 한계에 도달하였다.   참여자들의 노동능력 취약성과 노동부의 일자리 인프라 지원체계 미비 등 구체적이고 지속적인 전략이 보완되어야 한다.

또한 시민사회를 배경으로 성장한 NGO단체와 비영리기관들은 정부의 재정적 지원과 예산확보에 골몰하느라 자신의 위치를 경영이라는 함정에 매몰시켜 헤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둘째, 사회적 기업에 우호적인 시장이 형성되어야 한다. 틈새시장의 공략과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는 필수적이다. 시장에서는 그야말로 동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구성원들의 부단한 노력이 있을 때만이 우호적인 시장형성은 가능하다.

셋째, 사회적 기업 운영주체의 확대와 연대를 강화하여야 한다. 현재 사회적 기업의 운영과 지원은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 자활후견기관의 실무자 그리고 관련 공무원 및 사업 참여자들이다.

이들이 안고 있는 공동관심사는 사업영역에 대한 전문성과 경영능력을 제고하는 것이다. 시민사회단체 운동가들에게 경영마인드를 요구하는 것이 무리일수도 있지만 아직 적극적인 노력이 미약하다.

넷째, 전달체계 확립과 금융지원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사회적 기업육성법이 마련되어 가속도가 붙었으나 제반 인프라 확충과 지원 전달체계 마련이 시급하다. 사업의 확충과 새로운 시장개척을 위해 투자재원을 대출해주고 지원하는 지역밀착형 연대금고와 같은 형태가 마련되어야 한다.

다섯째, 시민사회단체의 네트워크에 기초한 지원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 사회적 기업의 발전유형으로 볼 때 우리나라는 미국과 같은 NGO모델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형 사회적 기업 모델로 발전하기 위해선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적절하게 혼합할 수 있는 교육과 훈련, 기획과 전략을 지원하는 시민사회 진영의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나주대학교 박상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