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초등학교에서 지난 20일 학교 강당에서 6학년 학생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근로정신대 출신 양금덕씨(79.여)와 이유녀씨(78.여)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했다.

양씨는 "63년 만에 졸업장을 받으니 하늘을 잡고 올라간 느낌"이라며 "너무 기뻐 그동안 쌓인 한이 풀린 기분"이라고 기뻐했다.

▲ 지난 20일 근로정신대 출신 양금덕씨와 이유녀씨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했다.

양씨 등은 '1944년 5월 나주초교 6학년 재학 중 일본에 가면 공부도 시켜주고 돈도 벌 수 있다'는 말에 속아 일본으로 건너간 뒤 나고야 미쓰비시 중공업 항공기 제작회사에서 혹독한 강제노동에 시달렸고 초등학교를 제때 졸업하지 못하는 처지가 됐다.

나주 초교 출신인 양씨 등이 명예졸업장을 받는 자리에는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회 사무국장 고이데 유타카씨(66) 내외가 함께 한다.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회는 1988년 조선 여자근로정신대 존재 사실을 알게 된 뒤 광주전남지역 피해자 8명과 함께 일본 정부, 미쓰비시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유타카씨는 "학교도 졸업하지 못한 채 근로정신대로 끌려가 고초를 받은 두 할머니가 늦게라도 졸업장을 받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이에 양씨 등은 "20여년간 손해배상 재판을 도와주고 있는 유타카씨가 졸업식 축하를 위해 현해탄을 넘은 것이 너무 고맙다"고 강조했다.

한편 양씨 등은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회의 도움을 받아 1999년부터 일본정부와 미쓰비스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기각판결을 받았고 최고재판소에 상소해 판결을 기다리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