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春宵一刻直千金  봄밤 한 시각은 천금의 값이 있다고
先我坡翁入短吟  나에 앞서 동파옹이 절구로 읊었네
新錄滿園花落盡  신록이 정원에 가득하고 꽃은 다 지니
驚栖幽鳥亦關心  둥지에서 놀란 그윽한 새도 마음을 기울이네

2)
幽人無事下簾遲  그윽한 이 일이 없어 발도 더디 내리고
夜久愁何集兩眉  밤이 긴데 근심은 어찌하여 양 미간에 모이는가 ?
杜鵑啼送梨花月  두견새는 울면서 배꽃에 비친 달님을 전송하니
似訴當年去國悲  마치 당시에 나라를 떠난 슬픔을 호소하는 듯

윗 시들은 시서선생께서 어느해 봄날에 심정을 읊은 것입니다. 선생이 사시던 집에는 작은 정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만물이 생동하는 봄날에 대한 옛사람들의 생각은 많은 부분이 같았던 것 같습니다. 시 구절에도 나오지만 동파가 봄밤의 풍경을 말했던 유명한 구절이 있는가 봅니다.

시서선생도 인용하고 있는 것으로 봐서요 당시 선생의 정원에는 봄꽃들이 만발하여 새로운 생명의 기운을 받았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화려했던 꽃들은 시들고 또다시 새로운 시간을 맞고 있는 모습을 참 정감있게 적고 있습니다.

▲ 고사리

두 번째 시는 이 시간 나주를 수놓고 있는 배꽃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두견새가 울어대는데 그 이유가 달밤에 핀 배꽃이 달님을 전송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지금 나주는 온천지가 배꽃으로 가득한 동네가 되었습니다.

밤에 보아냐 그 의미가 한층 더하다는 꽃이 박꽃과 배꽃이라고 합니다. 올해는 가족과 함께 밤에 배꽃 핀 과수원 길을 산보하는 것은 어쩔까 합니다. 일년 가운데 이 시기만 배꽃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주가 배로 유명한 이유는 다들 아시지만 일제 강점기에 배를 많이 심어 유명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나주에는 오래전부터 배가 재배되었습니다.

세종실록지리지에도 나주의 특삼품으로 배가 거론되고 있으며, 금성읍지에는 나주의 거평(문평)에서 배가 많이 생산되고 있다고 적고 있습니다.

이렇게 나주배가 유명한 것은 오래전부터의 전통에 기인하다고 볼수 있습니다. 즉 토종의 배나무가 나주를 중심으로 재배되고 있었는데 일제강점기에 나주가 배재배지의 적지로 판단하고 대단위의 과수원들이 들어서면서 유명하게 된 것입니다.

물론 당시 박람회에 출품된 나주배가 좋은 품평을 받으면서 더욱 유명하게 된것이지요 온천지가 배꽃밭입니다. 가는 봄날 배꽃과 함께하시죠 

김종순  고대문화T/F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