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측, 다른 환자가 폭행·주사 위해 손 묶었을 뿐

노인전문요양병원에 입원한 노인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 유족과 병원 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경찰수사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10일 나주경찰은 최근 남평의 A노인요양병원에 입원했다 숨진 고모씨(89)의 유족들이 "고씨가 다른 입원환자에게 폭행을 당한 뒤 숨졌다"고 고소장을 제출해 수사에 착수했다.

1월4일 이 병원에 입원한 고씨는 지난달 3일 오전 1시30분께 같은 병실에 입원 중이던 환자에게 머리 부분을 폭행 당한 뒤 오전 10시께 나주의 한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숨진 고씨는 당시 치매증세가 심한 환자와 한 병실에서 생활하다 이 같은 변을 당했으며 병원 측은 나주의 종합병원으로 옮기기 전까지 별다를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병원 측은 "병원에 단층촬영기 등의 장비가 있지만 담당직원이 퇴근하고 없어 직원이 출근한 후에 CT를 촬영한 뒤 상태가 심각하다고 판단, 다른 병원으로 옮겼다"고 밝혔다.

머리 부분을 심하게 맞은 고씨에 대한 신속한 검사 등이 필요했음에도 사고 이후 9시간 여 동안 별다른 초기 치료가 이뤄지지 않았으며 나주종합병원으로 옮겨진 고씨는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지난달 7일 조선대병원으로 옮겨졌고 같은 달 24일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다.

고씨의 유족들은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간병인이 화장실을 못 가도록 손을 침대에 묶어놓은 상태에서 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면서 "병원에서는 아버지를 나주 병원으로 옮긴 뒤에야 연락을 하는 등 지금까지도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병원 측은 "손을 묶은 것은 사고가 일어나기 전날 치매를 앓고 있는 고씨에게 링거를 주사하기 위해서였으며 이후에는 묶은 적이 없다"며 "당시 사고는 고씨가 잠을 자지 않고 돌아다니자 아른 환자가 폭행해서 일어 난 일"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이처럼 양측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경찰은 고씨의 시신을 부검한 뒤 정확한 사인을 조사중에 있으며 부검 결과를 토대로 병원 측의 과실여부도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