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아침에 생계터전 잃은 영세상인 ‘막막’

나주시가 영세 상인들에 대한 생계대책 마련은 외면한 채 가로환경 정비라는 명분으로 노점상에 대한 일제정비를 강행하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특히 관계부서가 실적 쌓기에만 급급한 나머지 노점상 자진철거 기한을 10여일도 안되도록 정하는 등 행정 편의주의로 가로환경 정비사업을 밀어붙이고 있어 영세 상인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24일 노점상 자진철거 통보를 받은 A모씨는 “우리처럼 없는 사람들이 그동안 세금 안내고 장사를 해온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하고 당연히 철거를 해야겠지만 10일도 안 되는 짧은 기한을 일방적으로 정해 자진철거를 하라는 것이 야속하기만 하다”며 서운해했다.

그는 이어 “갑자기 생계터전을 정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하다”면서 “처리기한이라도 좀 넉넉하게 주어야 무슨 대책이라도 마련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노점상을 운영하고 있는 또 다른 B씨도 “시가 무질서한 기초질서 확립을 위해 실시하고 있는 가로환경 정비의 취지는 공감하나 노점상을 운영해 근근히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영세민들이 생계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적 여유는 주어야 하지 않느냐”며 갑작스런 철거통보에 당황해 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무질서한 기초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총체적인 가로환경 정비를 실시하고 있다”면서 “물론 노점상들이 안고 있는 애로사항은 이해하지만 행정의 형평성 때문에 누구는 봐주고 누구는 봐주지 않는 식의 배려는 어려운 형편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자진철거 기한 연장에 대해서는 고려해 보겠다”며 “전 시민의 참여 속에 쾌적한 생활 환경을 조성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는 3월부터 무질서한 기초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주요 국도와 지방도, 시가지 도로에 대한 가로환경 정비를 추진하며, 불법 옥외광고물·노상적치물·노점상 일제정비와 읍·면·동 합동으로 쓰레기 수거 등을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340건의 노상적치물과 노점상 등에 대한 자진 처리기한을 오는 31일까지로 통보한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