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와 나라를 위해 온몸을 던진 킹메이커들의 이야기

MBC 〈이산〉의 주인공 홍국영, KBS 〈대왕세조〉의 하륜…최근 주인공보다 더 카리스마 있는 킹메이커들이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단순한 윗사람을 보필하는 자리를 뛰어넘어 1인자를 만들고 주인공을 더욱 빛나게 하는 참모, 이름하여 킹메이커!

▲ 박기현(지은이)

시대의 흐름을 읽는 빼어난 감각과 불변의 충성심, 탁월한 결단력으로 최고 권력자의 정책과 행보에 영향을 끼친 사람들. 목숨을 걸어야할 때 몸을 사리지 않고, 군주의 보호자이자 비판자 역할을 마다하지 않은 사람들. 우리는 그들을 킹메이커라고 부른다.

조선의 왕과 역사를 바꾼 참모들의 이야기 《조선의 킹메이커》.

이 책은 정도전, 하륜, 황희, 유성룡 등 조선 5백년의 역사를 관통해 가장 완벽한 정치적 동반자이자, 빼어난 감각과 탁월한 결단력으로 조선 최고의 군주를 만들어낸 8명의 킹메이커를 선별, 그들의 8인 8색 리더십과 정치스타일, 왕과의 숨은 비화를 흥미롭게 들려준다.

군주와 함께, 때로는 군주를 리드하며 새로운 왕조를 연 정도전, 스스로 선택한 군주를 결코 넘어서지 않으면서도 군주의 의지를 잘 살펴 보좌한 하륜, 치밀하고 때로는 의심 많은 완벽주의자 세종을 섬기며 완급을 잘 조절한 황희, 세조의 문화적이고 외교적인 왕재를 발견해 이를 성취하도록 만든 신숙주, 중종을 군주로 키우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며 진리를 위해 목숨을 바친 조광조, 투정이 심하고 겁도 많은 임금 선조를 보필하며 처참한 난국을 극복해낸 유성룡, 명분보다는 실리를 추구하기 위해 악역을 자처한 최명길, 조선의 르네상스를 이끌어낸 정조의 든든한 보디가드가 되어주고 군주를 위해 영의정 자리마저 초개처럼 내던진 채제공 등 조선의 왕과 역사를 바꾼 이들의 삶을 조명하고 있다.

저자는 8명의 삶을 기록한 다양한 역사자료를 바탕으로, 각 인물의 지혜와 경륜과 처세술을 전해준다. 또한 군주와의 첫 만남에서부터 관계를 형성하고 갖은 견제와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을 거쳐, 그들의 마지막 모습까지 객관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조선을 주름잡은 8명의 참모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군주에게 충성하며 제각기 만인지상 일인지하의 자리에 앉거나 그에 못지 않은 권력을 얻었다. 너무도 다른 성격과 품행, 서로 다른 정치철학과 사상을 가진 군주를 최선을 다해 섬긴 참모의 모습에서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와 경륜, 처세의 철학을 읽어낼 수가 있다.

《조선의 킹메이커》는 군주의 곁에서 조선을 주름잡은 그들의 리더십을 통해 오늘날에 필요한 참모의 모습을 제시하는 책으로서 조직의 리더들에게는 이상적인 참모상을, 기업의 중간관리자들에게는 뛰어난 지략과 처세술을 가르쳐 주고 있다.

또한 경쟁의 시대를 사는 현대인들에게 최고의 인재로 살아남기 위해 꼭 키워야할 핵심 역량을 알려주는 동시에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지혜도 전해 주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조선의 개혁을 위해 훈구파와의 한판 승부에 목숨까지 던진 조광조와 같은 젊은 혈기가 아직까지 내 몸 속에서 끓고 있음을 부인하지는 못하지만, 세월의 흐름인지 세상과의 타협도 이 사회를 살아가는데 필수덕목이라는 것을 몸으로 깨닫고 있다.

조광조의 개혁이 아무리 옳았고 진정성이 있었다 할지라도 당시에는 너무 급진적이었고 많은 이들을 적으로 만들었기에, 중종이 거북스런 존재로 느껴 그를 내쳤던 것을 보면서 세상은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설득시키며 필요한때는 용서하는 것 또한 삶의 중요한 지혜이자 덕목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리더는 참모를 선택하지만, 훌륭한 참모는 리더를 만들어 낸다. 지금 당신 곁에는 평생의 동지가 되어줄 킹메이커는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