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따 이것도 여간 떨리구만 잉∼"

지난 30일 갑자기 매서워진 겨울 추위를 이기기 위해 두툼한 외투에 목도리와 장갑으로 무장하고 원동기장치자전거 운전면허 시험장을 찾은 김모 할아버지는 이렇게 말했다.

고된 농사일로 투박해진 손을 잠시 '호호' 불고는 경찰관의 도움으로 접수증을 작성하기 시작하던 김 할아버지는 "막상 시험을 보려니까 가슴이 콩닥콩닥 거리네"라며 수줍은 표정을 지었다. 신체검사를 마치고 필기시험이 시작됐다. 영강동 주민센터 3층 회의실.

▲ 나주경찰서는 무면허로 오토바이를 운전 해왔던 34명에 대해 영강동 주민센터에서 2종 원동기장치자전거 운전면허 출장시험을 실시했다.

책상에 앉고 보니 지난 학창시절이 떠오르는 듯 할아버지는 잠시 회상에 잠겼고 이어 감독관의 지시에 따라 시험이 진행됐다.

이것이 답인가 저것이 답인가 한참을 고민하던 할아버지는 결국 처음 생각했던 답안을 선택했지만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나머지 답안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필기시험이 끝나고 실기시험장인 영산강둔치공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필기시험을 본 후라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지만 실기시험까지 통과해야만 면허증을 딸 수 있기 때문에 긴장감을 완전히 떨쳐 내버리지는 못했다.

눈바람이 휘몰아치는 추위 속에서도 실기시험을 무사히 통과한 김 할아버지는 그제 서야 안도의 숨을 내쉬고 소박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대부분의 응시생들이 60∼70대의 할아버지와 할머니였지만 젊은이들 못지 않은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시험을 무사히 통과했다.

이날 나주경찰서는(서장 정찬명)는 남부지역 문맹자를 대상으로 그동안 무면허로 오토바이를 운전 해왔던 34명에 대해 영강동 주민센터에서 2종 원동기장치자전거 운전면허 출장시험을 실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