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호적제를 없애고 올해부터 도입한 가족관계등록제가 증명서 발급을 놓고 민원인들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비싼 발급비용과 발급 불편으로 인해 민원인 편의보다는 행정편의주의가 우선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더욱이 5가지 종류로 나누어 발급되는 가족관계등록부는 민원인들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기존의 호적부 발급비용 600원에 비해 수수료가 2배(1천원)정도 비싸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해당 공무원들은 증명서 종류별 특성을 민원인에게 일일이 설명을 해주어야 하는 불편이 뒤따르고, 설명을 해줘도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민원서류 발급 지연으로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

예전에는 호적부 한 통이면 해결됐던 증명서도 가족관계등록제 시행으로 2∼3통을 더 발급 받아야 하는 경우가 생겨 수수료 부담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아울러 새 제도 시행에 따른 홍보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민원인들이 호적부를 발급하기 위해 시청이나 읍·면·동사무소를 방문했다가 황당해 하는 일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전국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우리지역은 농촌지역으로 노령 인구가 많이 살고 있어 증명서 발급 불편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일선 읍·면·동 민원부서에서 공무원과 민원인 사이에 증명서 발급과 수수료를 놓고 실랑이를 벌이는 일까지도 발생하고 있다.

주민 김모씨는 "가족관계등록부가 시행된 지도 모르고 동사무소를 찾았다가 황당했다"면서 "수수료도 비싸고 발급절차도 복잡해 더 불편해 진 것 같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또 다른 박모씨는 "새 제도 시행초기로 담당 직원들이 일일이 내용을 설명하다 보니까 발급이 늦어지고 있다"며 "토지대장 등 다른 증명서처럼 무인 발급이 가능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족관계등록부는 부성원칙 수정, 친양자 입양제도, 성·본 변경제도 등을 골자로 개인의 존엄성과 양성 평등의 헌법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올해 1월 1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모든 가족관계와 인적사항이 한꺼번에 기록됐던 옛 호적부와 달리 ▲가족관계증명서 ▲기본증명서 ▲혼인관계증명서 ▲입양관계증명서 ▲친양자입양관계 증명서 등 5가지로 세분화되어 있다.

이중 가족관계증명서만 부모, 배우자, 본인, 자녀만 기록하고 본인의 성명이나 성별, 생년월일, 주민번호 이외의 사항인 출생지, 혼인신고일, 입양신고일, 친양자입양사항 등은 각 목적별 증명서에 별도로 기재토록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