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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다듬기 - (71)「엄청, 교양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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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6호] 승인 2007.12.3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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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움'의 크기는 예상과 반비례한다. 그런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을 때, 놀라움은 그만큼 크기 마련이다.

몇몇 단어에도 이런 '놀라움'이 적용될 수 있는데. '거시기'나 '시방' 같은 말이 가장 맞춤한 보기들이다.

대개 어느 지방에서만 쓰는 사투리이겠거니 하고들 생각하게 마련이지만 이 둘은 엄연히 표준어여서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

'거시기'는 '하려고 하는 말이 얼른 생각나지 않거나 바로 말하기가 거북할 때 쓰는 군소리'이고, '시방(時方)'은 '지금'이라는 뜻이다.

'엄청'이란 말도 놀랍다. 예전에 비표준어였지만 『표준국어대사전』(국립국어원 펴냄)과 『우리말큰사전』(한글학회 지음)에 '양이나 정도가 아주 지나치게'라는 뜻풀이와 함께 이 말이 올랐다. 그러니 '엄청나게'나 '엄청스레' 대신 '엄청'을 쓸 수 있게 돼 버렸다.

그런데 말에는 어감(뉘앙스)이라는 게 있다. '아 해 다르고 어 해 다르다'는 말처럼, 똑같은 내용이라도 말하기에 따라 다르게 들릴 수도 있는 게 말이다. 말하는 사람에 따라 같은 말이 다르게 들릴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엄청'은, 비록 표준어가 되긴 했지만 마뜩하지는 않다. 국립국어원이 비표준어 '엄청'을 표준어로 만들 수는 있지만, 원래 이 말에는 없었던 교양까지 보태주거나 만들어 줄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주 비싸다, 굉장히 크다, 매우 예쁘다'고 하는 대신 '엄청 비싸다, 엄청 크다, 엄청 예쁘다'고 하는 사람을 보면, '교양'이라는 것을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교양! 이거 결코 간단한 게 아니다. 우리 표준어는, 편대 서울말이라고 하더라도 '교양' 있는 사람이 두루 쓰는 말만을 인정하고 있다.

(이진원의 '우리말에 대한 예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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