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에 열이 나면 혈압이 오른다고 표현하는데 혈압이란 혈관에 혈액이 흐르면서 발생하는 압력을 뜻합니다. 즉 피가 혈관을 흐르면서 혈관을 넓히려는 힘을 말하는 것으로 심장이 수축하여 피가 혈관을 흐를 때는 혈압이 올라가므로 이를 수축기 혈압, 최대혈압, 높은 혈압이라고 하는 반면에 이완된 상태에서는 심장에서 혈관으로 피가 나가지 않기 때문에 혈압이 떨어지므로 이를 이완기 혈압, 최소 혈압, 낮은 혈압이라 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수축기 혈압이 139mmHg이하, 이완기 혈압이 89mmHg이하이면 정상 혈압입니다. 그러나 수축기 혈압이 160mmHg이상, 이완기 혈압이 95mmHg이상이면 고혈압입니다. 또한 정상혈압과 고혈압사이의 혈압 즉 수축기 혈압이 140-159mmHg, 이완기 혈압이 90-94mmHg이면 경계 혈압으로 고혈압과 정상 혈압의 경계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혈압은 인간의 체내에서 어디나 똑같은 수치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고 심장에서부터 먼 곳일 수 록 낮아지며 약간의 개인차가 있습니다. 또한 혈압은 항상 일정한 것이 아니고 수시로 변하게 됩니다.

특히 날씨가 싸늘해지고 추워지는 가을, 겨울에는 추위로 인하여 혈관이 수축하기 때문에 혈압이 약간 상승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딱 한 번 잰 혈압을 근거로 해서 고혈압, 저혈압이라 진단하지는 않습니다.

안정된 상태에서 여러 번 측정한 혈압으로 진단합니다. 보통 혈압을 측정하기 전 최소한 5분 이상 안정시킨 다음에 눕거나 편하게 앉아서 조심스럽게 2-3회 측정하여 심장이 수축할 때 160mmHg이상, 이완될 때 95mmHg이상이면 고혈압입니다.

성인 인구의 15 - 25%를 차지하는 고혈압은 당뇨병, 암과 더불어 3대 성인병이며 우리 국민이 무서워하는 중풍을 일으키는 주원인이 되고 만성 순환기계 질환 중 발생빈도가 가장 높은 질환입니다.
 

대부분의 고혈압(약 90%)은 그 원인이 밝혀 있지 않습니다.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고혈압을 원발성(일차성) 고혈압이라 하며 유전적인 요인과 후천적인 위험요인(과다한 염분섭취, 스트레스, 비만, 흡연, 과음, 운동부족, 피임약의 사용) 등으로 발생합니다.

나머지 10%의 고혈압은 일으키는 원인(신장질환, 심혈관질환, 갈색세포종, 쿠싱증후군의 속발증 등)이 밝혀져 있으며 이를 속발성(이차성) 고혈압이라 합니다. 한방에서는 간양상항(肝陽上亢)이나 음허(陰虛) 등으로 고혈압이 발생합니다.

고혈압의 유무는 혈압을 측정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기에 고혈압을 의심해 볼만한 징후로는 다음과 같습니다. 아침 잠자리에서 일어날 때 목덜미나 뒷머리에 통증을 느낀다, 쉽게 피곤하다, 어깨가 뻐근하다, 현기증이 나고 무기력하다, 귀가 운다, 언덕을 오르거나 계단을 오를 때 숨이 찬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잠이 잘 오지 않는 경우엔 한 번쯤 고혈압을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증상이 점차 진행하면 두통이 나타나거나 뒷목이 뻐근하며 어지럼증과 오심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고혈압의 합병증으로 가장 먼저 생각되는 것은 심장과 혈관의 손상입니다. 압력이 높은 혈관으로 피를 내보내야 하므로 심장이 비대해지고 심하면 확장되어 탄력성이 없어져서 심부전을 일으키게 됩니다. 또한 혈관도 마찬가지로 오랜 압력으로 인해서 동맥경화가 초래됩니다.

즉 혈압이 높은 상태가 지속된다면 심부전, 협심증, 심근경색, 중풍, 신장기능장애, 시력장애나 보행장애가 합병될 수 있습니다.

/정인석 남평한의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