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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다듬기 - (64)「국민을 군인으로 만드는 언론」
신광재 기자  |  sjs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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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5호] 승인 2007.10.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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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씩 잊어버리고 있다가도 신문이나 방송을 보면서 우리나라가 아직도 전쟁 중임을, 지금은 휴전 중임을 되새기곤 한다. 이런 말들 덕분에….

각개전투, 대공세, 만루포, 맹폭, 배수진, 백병전, 비밀병기, 신호탄, 실탄, 십자포화, 양동작전, 엄호사격, 요격, 유탄, 융단폭격, 저격수, 전면전, 접전, 정조준, 직격탄, 집중 포격, 첨병, 초토화, 총력전, 출병, 출사표, 출전, 포문, 폭격….

주로 체육면이나 선거철 정치면에 자주 나오는 이런 말들은, 한눈에 상황을 파악하게 하는 힘은 있다. 하지만 표현이 과장되고 품위와는 거리가 있어 언론에서 즐겨 슬 말은 아닌데도 참 많이들 쓴다.

그래도 이런 말들은 '군사용어'란 것을 분명히 알 수 있어 가려 쓸 수 있으니 나은 편이다. 그런 말인 줄도 모르고 쓰는 말도 있어 심각한데, '후송(後送)'이 대표적이다. 이 말은 '적국과 맞대고 있는 지역에서 부상자, 전리품, 포로 따위를 후방으로 보낸다'는 뜻을 갖고 있다. '후송병원'이란 말에서도 알 수 있듯 분명한 군사용어다.

그런데도 우리나라 언론을 보면 온 국민을 군인으로 만들 일이 있는지, 교통사고 환자도 '후송'하고 임신부도 '후송'하고 강도 잡다 다친 시민도 '후송'한다고 보도한다. 이 정도면 민간인이 교통사고로 죽은 것을 두고 전사했다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럴 땐 그냥 '옮겼다'고 하면 되고, 아무래도 한자말을 써야겠으면 '이송했다'고 하면 된다.
보통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후송'이라는 말을 거의(전혀?) 쓰지 않지만 언론들은 줄기차게, 지겹게, 끈질기게도 이 말을 쓴다. 그러고 보면, '언론이 우리말을 망치는 주범'이라는 비난이 틀린 말은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이진원의 '우리말에 대한 예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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