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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종의 나주이야기 - 26. 어찌 털 난 짐승에게 부끄럽지 않으리
김민주 기자  |  minjukk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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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3호] 승인 2007.09.1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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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살개를 기르며(養庬狗)

非汝尋常物 네가 보통내기가 되지 않음은
勤吾豢養功 힘써 내가 기른 공이로다
臨危思報主 위험에 처하면 주인에 보답을 생각하고
犯火易捐躬 불에 뛰어들며 쉽게 몸을 버리네
不語存知識 말하지 않아도 앎이 존재하고
司昏禦暴凶 어둠을 지키며 흉폭한 무리를 막네
紛紛棄君輩 많고 많은 임금을 버리는 무리들이
寧不愧毛虫 어찌 털 난 짐승에게 부끄럽지 않으리 ?

이 시는 시서선생이 삽살개를 기르며 느낀 감정을 표현한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보이는 내용 가운데 “불에 뛰어들며 쉽게 몸을 버리네” 란 표현에서 뭔가가 느껴지지 않으십니까 ?

초등학교 시절에 배운 내용 가운데 주인을 위해 몸에 받쳐 불길을 잠재우고 주인을 구했다는 개이야기가 생각나지 않습니까 ?

   
▲ 김종순 고대문화TF팀장
흔히들 오수개로 알려진 이야기는 정읍현지와 호남지 정읍편에 전해오는데 “개를 좋아하는 주인이 어느 날 시장에 갔다 술에 만취한 주인은 그만 산기슭에서 잠이 들었다. 난데없이 산불이 나자 개가 몸과 꼬리에 물을 적시어 불길을 끄고 죽었는데 술에서 깬 주인은 개가 자기를 구해주고 죽은 것을 깨닫고 은혜에 보답하는 뜻으로 개를 위해 석비를 세웠다”라는 내용입니다.

김동필(金東必) 교수는 [정읍의 전설]에서 개 주인을 박춘보라 하였고 농사를 지으면서 사냥에 상당한 취미가 있는 사람이라고 하였다. 박춘보가 어느 해인가 10월 보름에 사냥을 하고 만취되어 집으로 돌아오던 중 길가 잔디밭에 쓰러져 잠이 들었는데 산불이 나자 개가 주인을 살리고 죽은 것을 알고 비를 세웠다는 것이다.

현재 임실군 오수면 오수리 332번지에는 의견비란 지방민속자료 1호의 문화재가 있는데 임실 오수견 연구회는 당시의 오수견은 티베탄 마수티프종의 혈통을 이어받은 것으로 진돗개보다 약간 큰 종류의 개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아무튼 시서선생의 시 내용은 삽삽개가 위험에 처한 주인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특히 개들이 무서워한다는 불구덩이도 뛰어 든다고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만물의 영장인 사람들은 세속의 시류에 따라 임금마저도 쉽게 버리는 세상인심에 경종을 울리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어미 잃은 어린노비 화춘학을 읊는다(咏失母子花春鶴小奴婢)

失恃羣譏集  어미를 잃어 무리의 비꼼이 모이고
無依衆罵隨  의지할 데 없으니 뭇사람들의 욕이 따르네
啼饑誰有恤  배고픔에 울어도 누가 불쌍히 여길까 ?
呼凍孰爲慈 추위를 호소해도 누가 자애를 베풀까 ?
昏懶常遭嘖 게으르면 늘 직책을 만나고
頹靡屢被笞 쓰러지면 누차 회초리를 맞는구나
避人從暗處 사람을 피하여 어두운 곳을 찾고
飮泣涕交頤 울음을 삼키나 눈물이 턱에 교차하네

이 시는 어미를 잃고 모진 세월을 살아가는 화학춘이라는 어린노비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너무도 안타까운 장면입니다.

배고픔과 추위에 서럽고 일못한다고 매맞고 누구도 거두어주지 않으니 궁벽한 곳에서 눈물로 지새는 화춘학 노비가 너무도 안쓰럽습니다. 조선시대 나주목에도 많은 노비가 있었습니다. 노비를 관할하는 관청은 관노청입니다.

목민심서에 나오는 노비의 종류를 살펴보면 시노(侍奴) : 사또 옆에 붙어 시중드는 노(及唱), 공노(工奴) : 공방의 곳간지기 장작에 대한 일을 맡고 있음, 구노(廐奴) : 마구간에서 말을 먹이고 사또의 행차가 있을때 구종으로 따르는 노로 말을 키우고 일산을 든다. 방노(房奴방자) : 방을 덥히고 뒷간을 치우는 임무, 포노(脯奴) : 관아 주방의 고깃간지기(肉지기), 주노(廚奴) : 관아 주방의 곳간지기, 창노(倉奴): 창고지기 창노는 의례 원정(園丁)을 겸한다.

원정은 1년동안 남새(채소)를 대고 난후에 창노자리를 얻는다. 급수비(水汲 무자아) : 밥짓고 물긷는 일을 하는 노비, 교전비(轎前婢) : 시집가는 대가집 규수를 따라가서 낯선 시집살이에 잘 적응하도록 도와주는 몸종, 수모(手母) : 혼례당시 새색시 옆에 붙어 화장을 고쳐주거나 국수를 먹이는 잔시중을 들기도 하고 신부가 신랑과 함께 시댁에 갈 때도 따라감, 하님(漢任) : 혼례를 마친 신부가 신랑집에 갈 때 신부의 옷가지와 폐백 예물을 머리에 이고 가는 여종, 곡비(哭婢) : 빈소와 무덤에서 슬피우는 것을 업으로 삼는 노비 등이 있습니다.

18세기 중반 나주목의 노비는 관노33, 관비 17, 교노 26, 교비 13, 원노 12, 원비11 총 112구의 노비가 있었습니다. 형조의 장예사 기록을 보면 전국적으로 노비는 13,026구 비는 11,785구였습니다 참고로 15세기 장노비는 쌀 400말 무명베 약40필과 같았고, 17세기 후반 ~19세기 후반에는 5~20냥, 무명 30~45필 논 밭 10부의 가치를 지녔습니다.

김종순  고대문화T/F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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