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의 혁명", "삭힘의 미학", "발효가 탄생시킨 바다의 귀물"
사람들이 홍어를 두고 하는 말이다. 강렬한 맛에 대한 절대적 표현이 아닐 수 없다.
홍어는 숙성을 통해서 맛을 얻는다. 홍어에는 그 어떤 생선도 따라올 수 없는 깊이가 있다.
사람들이 한번 맛들이고 나면 빠져 나오지를 못하고 다시 찾는 홍어. 「영산포 홍어축제」 부활을 계기로 영산포 숙성홍어의 진정성을 널리 알려 많은 이들을 지구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홍어의 오묘한 맛의 세계로 초대하기 위해 '홍어 이야기'를 연재한다./ 편집자주

홍어와 가오리는 동일어종일까? 다른 어종일까? 만약 다른 어종이라면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문헌상에 홍어가 최초로 기록된 것은 하연이 세종 6∼7년(1424∼1425년)에 편찬한  〈경상도 지리지〉인데 그 문헌에는 홍어의 형상에 대하여는 거론되지는 않았다.

최초로 형상을 기록한 것은 1800년∼1816년에 정약전이 저술한 우리나라 최초의 수산 전문 문헌인 자산어보로“모양은 연잎과 같고 빛은 검붉고 코는 머리부분에 자리하고 있으며 그 기부는 크고 끝이 뾰족하다.” 라고 홍어에 대한 모양이 기술되었다.

그 후1934년에 정문기는 〈조선어명보〉라는 책에 한국산어류 159종에 관한 분류학적 위치, 한국 방언, 한자 명, 일본 명을 조사 보고하고 이것을 증보하여 1954년 833종에 관한 분류, 형태, 생태, 방언 등을 조사한  〈한국어보〉를 출판했다.

이어 1977년에 39종을 추가한 872종에 대한 분류학적 위치, 방언 ,형태, 생태, 사진 등을 기록한 〈한국어도보〉를 완결 편으로 출간을 한다. 한국어도보는  한국산 어류를 종합적으로 연구 기록한 책으로 향후 발간되는 어류에 관련 책들의 교과서 역할을 한다.

여기에 기록된 가오리와 홍어에 대한 내용을 보면 홍어를 가오리 과(Family Rajidae) 가오리 속에 두고 가오리 속을 홍어를 포함하여 도랑가오리, 오동 가오리, 상어가오리, 묵가오리, 살 홍어, 눈가오리 등 7종으로 분류하였다.

그런데 가오리 과를 설명하는 내용 중에 “주둥이는 길고 뾰족하며" 라는 내용이 나온다. 자산어보는 홍어는 코는 뾰족하다고 했는데 한국어도보에서는 가오리 이름을 가진 것도 코가 뾰족하다고 설명을 했다는 것이다. 문헌적으로 그러다 보니 형태만으로 홍어와 가오리 분류는 불가능해 졌다는 것이다.

정문기가 〈조선어명보〉를 저술할 당시는 분류학적으로 한국명이 없을 때고 수산관련 학문을 하는 사람이 적을 때라 당사사가 이름을 지으면 그대로 통용이 되었을 때라고 본다.

그리고 그 당시에는 홍어나 가오리가 중요한 어종이 아닐 때였으므로 어명은 그리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리고 자산어보는 흑산도 근해의 어류를 기술 한 것이고, 한국어도보는 말 그대로 우리나라 어류를 총 망라한 것이므로 정문기가 오류를 범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문헌적으로는 그렇더라도 예로부터 서해와 흑산도 근해에서 어획된 가오리류 중 코가 뾰족하고, 등의 색깔이 검고 배가 검은 것은 홍어로 취급하고 동해안에서 잡히는 코는 약간 둥글고 ,등의 색깔은 검고, 배가 흰색을 띄고, 살이 약간 무르고 뼈가 억센 종류는 가오리로 불렸다.

그리고 흑산도산과 모양이 다소 차이가 있으면 전부 가오리로 취급을 받았다. 그러다가 1960년대 이후 원양어업이 활발해지면서 우리나라의 홍어와 다른 다양한 외국종이 들어오면서 홍어와 가오리의 판별법이 점점 필요하게 되었는데 그때의 기준은 누가 정한 것도 아니지만 전라남도 쪽에서 이것은 홍어가 아니다하면 가오리로 취급을 받았는데 그 기준은 흑산도와 서해 홍어의 형태와 동일하냐 동일하지 않느냐의 차이였다.

그러던 중 1997년 홍어와 가오리의 수입자유화가 이루어지게 되는데 이때 해양수산부에서 분류한 HSK code가 홍어는 0303-79-9093 가오리는 0303-79-9099이었다. 그런데 그때 정부에서 분류한 홍어와 가오리에 대한 정의가 너무나도 애매해 2000년에 다시 분류표를 만들게 된다.

다음주에는 “홍어와 가오리의 정의Ⅱ” 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