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직위도, 많은 재산은 없지만 우리들 삶 속에서 친근하게 다가오며 사람 사는 이야기를 전해주는 이웃들이 있다. 자신이 있어야 할 그 자리에서 언제나 최선을 다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구수한 된장국처럼 우리에게 친숙한 그들만의 이야기를 전해본다./(편집자주)

주인자의 넉넉한 인심과 환한 미소 일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계절과 어울리지 않지만 번데기, 찐 옥수수, 핫도그 등을 파는 안정은 씨의 조그마한 포장마차를 가면 누구와도 금새 가까워질 수 있는 정감이 묻어난다.

옥수수를 찌고 있는 솥에서는 구수한 냄새와 함께 모락모락 김이 솟아나고 볼이 터질 듯 입안 가득 채우고 싶은 번데기는 패스트푸드에 익숙한 젊은이들에게 새로움을 선사하곤 한다.

▲ 안정은 씨의 조그마한 포장마차를 가면 누구와도 금새 가까워질 수 있는 정감이 묻어난다.

안 씨의 분식포장마차는 거창한 간판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좋은 위치에 자리한 것도 아니며 특색 있는 음식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이곳을 찾는 단골은 꽤 많은 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식재료를 좋은 것으로 써서 맛있는 음식을 만든다는 것과 당장의 이익보단 손님과의 교감을 중시하는 주인장의 넉넉한 인심이 그 이유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고작 1천원 남짓한 돈으로 먹는 음식에 좋은 재료를 쓰면 얼마나 쓰겠느냐고 반문하겠지만 안 씨의 핫도그는 그야말로 일품요리라 할 정도로 입맛을 사로잡는 매력이 숨겨져 있다.

분식을 워낙 좋아하는 필자도 지나는 길엔 반드시 들려 한 입 가득 핫도그를 베어먹으면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전율을 느낄 정도로 안 씨의 핫도그에 푹 빠져 버리고 말았다.

또, 지금은 수입산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면서 어릴 적 추억을 되살려주는 번데기의 고소한 맛도 이 집의 빼놓을 수 없는 메뉴로 짭짤한 국물과 곁들여진 번데기도 인기메뉴다.

한가지 더 맛있는 음식은 어린 시절 알맹이를 두 줄만 남기고 조심스럽게 빼 먹은 후 하모니카를 불었던 추억을 되살려주는 찐 옥수수는 찰 진 맛이 그야말로 일품이다.

5년 동안 한 곳에서 분식포장마차를 운영하고 있는 안 씨는 날씨가 더워지면서 손님들의 발길이 뜸해졌지만 항상 밝은 웃음을 잃지 않으며 단골들을 위한 맛있는 음식을 만든다.

구수한 냄새와 향수가 물씬 묻어나는 안 씨의 분식포장마차를 찾는 단골들은 처음 본 사람들도 금새 친해지며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변해버리는 은근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