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은일 요리연구가

2024년부터 ‘서울 사이버대학교’ 덕분에 20년이 넘도록 중단되었던 학업을 다시 이어가게 되었다. 물론 응원도 많이 받고 핀잔도 많이 들었다.

“졸업하면 50이 다될 텐데 뭐 하려고 등록했냐?”

“요즘 MZ세대랑 어울려서 좋아질게 뭐가 있어?”

“우리 때에는 먹고 살려고 대학도 못가고 그런 거지, 그런 곳에 모인 애들 다~ 문제가 있는 애들이야! 절대 어울리지 마!”

“거기 졸업해봤자 어디 가서 명함도 못 내밀어! 쓸데없는 짓쯤 하지 마!”

나는 만 18세였던 2001년 5월부터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군생활 또한 직장생활의 연장으로서 4년 3개월이라는 시간을 군에서 보냈다. 하지만 진학을 위해 모았던 종자돈은 가정 형편상 곧 사라져 버렸다.

주말이나 명절에도 쉬지 않고 열심히 일해 왔지만, 몇 번의 실직과 사업실패를 겪으면서 어느덧 40대 중반에 들어서 버린 나에게는 대학진학은 여전히 ‘한’이였다.

진학한 친구들을 부러워하고 세상을 원망하고 신을 욕하면서 살았다. ‘기다리다 보면 언젠가 기회가 있겠지’라는 막연한 희망과 계획은 어느덧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하지만 틈틈이 독서를 하며 출간했던 4권의 책을 통해서 많은 사람을 알게 되었고 수없이 쏟아지는 질문과 응원 속에서 다시 한번 ‘학업의 꿈’을 이어가고 싶다는 욕구가 치솟아 오르기 시작했다.

작년에는 몇 번의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드디어 2024년 2월에 입학식에 참석했고 이번 주에는 수면시간을 쪼개며 첫 수업도 빠짐없이 들었다.

“왜 공부하세요?”, “꿈이 뭐에요?”, “학교생활은 재밌어요?”

어린 학생들에게나 들을법한 질문들이지만 싫지만은 않다. 곧 5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나의 학습 목표와 꿈을 계획하며 학교생활을 즐길 수 있는 지금이 정말 행복하다.

‘서울 사이버대학교’는 2000년 평생교육법에 근거하여 설립되었다. 4년제 학위가 필요한 고등학교 이상 학력의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컴퓨터, 휴대전화 등을 이용하여 앱으로 수강할 수 있기 때문에 바쁜 직장인이나 자영업자가 이용하기에 정말 좋은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출신 인물 중에는 배우 권오중, 장동건 가수 소찬휘 등이 있다. 등록금은 일반 대학의 5분의 1수준이며 각종 장학 혜택들이 있으므로 더욱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당연히 요리경력이 20년이 넘는 요리사로서 조리학과에 진학했을 것으로 예상했던 기대를 저버리고 난 조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웹 문예 창작학과’에 진학하였다.

최근 출간하게 된 책들과 더불어 더 멋진 문학작품을 쓰고 싶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이고 글 쓰는 재미와 방법을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서이다.

힘겹고 서러웠던 10대 시절, 쫓기듯이 지나쳐버린 20대 시절, 빚에 허덕이며 요리에만 전념했던 30대 시절을 뒤로 한 체 40대에는 학업에 꿈을 이어가고 있다.

누가 뭐라 해도 난 꿈 많은 24학번 새내기 대학생이다. 그렇다! 졸업과 동시에 제2의 인생을 꿈꾸고 있다.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하기를 그리고 더 많은 사람이 꿈을 이어가기를 빌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