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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의 언어와 나주 천연염색
허북구  |  bukg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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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3호] 승인 2024.02.26  01:4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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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북구 (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수석 부학회장

인간이 일반적인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체계를 언어(言語)라 한다. 언어에는 음성 등의 청각적인 수단, 손을 비롯한 신체 부위를 움직이는 시각적인 수단 외에 색도 언어처럼 의사소통용으로 사용된 역사가 있다.

문맹률이 높았던 고대나 중세에 색은 그 무엇보다도 메시지 전달이 쉬운 도구로 사용되었다. 특히 빨간색은 지위의 표시로 문맹자에게도 쉽고, 강력한 메시지용으로 사용되었다.

꼭두서니라는 붉은색 염료를 생산하고 이를 이용해서 염색했던 오스만 제국(Ottoman Empire)은 붉은색 염료를 통해 부를 이루었으며, 그 색은 1747년에 국제사회에서 터키레드(Turkey red)라는 색명으로서 채용되었다. 당시 영국과 프랑스는 터키레드의 염색 비밀을 캐내기 위해 오스만제국에 스파이를 보낼 정도였다.

중세 르네상스 시대 유럽에서 직물은 재봉보다 염색이 더 중요했고, 염료에 따라 직물의 가격이 결정되었는데, 빨간색이면 가치가 더욱 높았다. 붉은색의 직물 생산은 국제간 치열한 경쟁을 불러일으켰고, 염색법은 비밀이었다.

중세 유럽에서 직물에 대한 붉은 색의 염색 기술이 앞선 나라는 오스만 제국 외에 해양 강국이었던 베네치아(영어명으로는 베니스)가 있었다. 유럽과 동양의 무역을 장악했던 베네치아는 고품질의 직물과 염료에 대한 접근 덕분에 유럽 전역에서 베네치아 스칼렛'으로 통칭되는 가장 깊고 가장 눈부신 레드를 만들었다.

스칼렛(Scarlet)은 밝은 붉은색이며, 때로는 약간 오렌지색을 띠기도 하는 것으로 고대부터 권력, , 사치의 색이었다. 베네치아 스칼렛은 오늘날 영어로 크림슨(Crimson) 또는 크림슨 컬러(Crimson color)로 많이 불리며, 고려대학교에서는 크림슨 컬러를 학교 상징색으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엄격한 신분제 사회였던 조선 시대에 관복의 색은 일반적으로 정1품에서 정3품까지는 붉은색 비단을, 3품에서 6품까지는 푸른색을, 7품에서 9품까지는 초록색을 사용하여 관복을 만들고 입었다(시기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음). 그러므로 옷의 색만 보아도 신분을 어느 정도 알 수가 있었다.

신분을 나타냈던 색의 상징성은 1856년에 영국의 윌리엄 퍼킨이 처음 인공염료를 합성한 후에는 염료를 쉽게 구입하고 염색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 상당히 퇴색되었다. 대신 색이 다양한 상징과 마케팅에 사용되었고, 일부 전문 분야에서 특정의 색은 여전히 언어를 대신하고 있다.

섬유 염색 산업에서는 합성 염료에 의한 염색이 수질오염, 제조 과정에서 탄소 발생 등의 환경 문제를 일으키는 주범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착용자의 피부에도 악영향을 미친 사례가 밝혀지면서 그 반대편에 있는 천연염색이 친환경, 지속가능성, 탄소 중립 등의 상징 언어가 되었다.

천연염색은 지속가능성을 함축적으로 나타내는 상징 언어가 됨에 따라 이것을 잘 활용하면 친환경 농산물. 환경 친화 도시, 탄소 중립 지역이라는 미래 지향적인 자원적 가치가 높아지는 환경이 되었다. 그런 점에서 천연염색 도시라는 이미지가 형성되어 있는 나주는 천연염색의 이미지와 상징성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면 활용할수록 지속 가능한 도시로서의 위상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 천연염색은 지속가능성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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