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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다도면 신동2리 신촌마을
김덕수 객원기자  |  najukd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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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1호] 승인 2024.01.21  22: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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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쌀·한라봉으로 만든 참주가 라봉, 대한민국 탁주대상에

또래들과 꼴 베고 개구리잡던 추억 가득한 고향으로 돌아오려 집터 정비
한달 내 품앗이로 모심고 농사짓던 시절감나무밭을 명소로 가꾸려 노력
 
   
▲ 신촌마을 주민들이 회관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참주가 덕에 마을이 삐까번쩍해졌다고 어르신들이 좋아하시죠” 다도면 신동2리 신촌마을 다도참주가 장연수(52세) 대표는 ‘아버지 평생의 꿈’인 막걸리로 가업을 잇고 있다.
 
다도참주가는 막걸리 대리점 등을 하던 장 대표의 부친이 1986년 은행빚 포함 2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해 문을 연 ‘다도주조장’에서 출발했다. 장 대표는 “은행융자금은 삼형제가 모두 돌아와 ‘올인’한 2007년에야 다 갚을 수 있었다”며 “각자 사회생활하며 틈틈이 아버지 일을 돕던 저희들이 대를 이어 좋은 막걸리를 만들자고 뜻을 모아 돌아왔다”고 한다. 장 대표는 경영을 맡고 둘째는 영업을, 막내는 생산을 담당하고 있다. 
 
2023년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나주에서 생산한 쌀과 한라봉으로 빚은 알코올 5.5%의 생막걸리로 탁주 부문 대상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한 ‘라봉’과 역시 나주 딸기를 넣은 ‘딸링’, 솔잎을 넣은 ‘솔막걸리’, ‘생막걸리’ 등 4종류를 생산한다.
 
막걸리 맛은 위생이 좌우한다는 신념으로 현대적인 기술과 오동나무 상자에서 손으로 직접 만드는 입국제조법으로 달지 않고 개운한 균형 잡힌 맛을 구현하고 있다. 특히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으로부터 철저한 위생관리를 인정받아 정부 기관들이 견학하러 올 정도라고 한다.
 
다도참주가와 함께 다도면의 주요 경제활동을 담당하는 남평농협 다도지점이 신촌마을에 있다. 2006년 다도농협과 합병한 남평농협은 이듬해 지방도 818호선 맞은편인 현재 위치에 하나로마트와 함께 문을 열었다. 
 
   
▲ 지방도 818호선 남평농협 다도지점 건너로 다도참주가가 있다.
 
공산면 중포리가 고향인 노명숙(69세) 씨는 “광주에서 직장생활하다 남편을 만나 50여년째 부녀회장(20년)과 이장(8년)으로 마을 일을 열심히 했다”며 “10여년 전 다리수술을 하기 전까지 꽹과리치는 깡쇠(상쇠)를 맡아 30여명 다도면 풍물패와 함께 나주시 세시풍속놀이에 참가하기도 했다”고 한다. 노 씨는 “강사 등에 대한 지원이 끊겨 풍물이 사라졌다”고 아쉬움을 표한다.
 
신촌마을이 탯자리인 박정주(66세) 씨는 “또래들과 꼴 베러 다니고 개구리 잡아 구워먹던 어릴 적 추억이 남은 고향으로 돌아오기 위해 옛집 터를 정비할 계획”이라며 “우리집 뒤로도 산밑까지 10여채가 넘게 있었는데 지금은 흔적도 찾기 어렵게 됐다”고 한다. 20여년 전 서울생활을 정리하고 귀향해 방산리에 거주하고 있는 박 씨는 ‘나주호환경연합’ 회장을 맡고 있다.
 
광주광역시에서 설비 관련 사업을 하는 김성수(57세) 씨는 “고향으로 돌아올 계획으로 15년 전부터 부모님이 남겨주신 땅에 조립식 주택을 짓고 주말마다 와서 나무도 심고 땅도 고르고 해서 곧 제대로 된 집을 지으려고 한다”며 “열아홉살 되던 해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시는 바람에 누나랑 둘이서 초등학교 다니던 동생들을 보살피느라 안 해 본 일이 없다”고 옛일을 떠올린다.
 
“볏단 10여다발을 지게에 지고 하루 종일 6~8번씩 버드재 넘어 봉황면 송현리 논에 농사지으러 다녔다”는 김○○(76세) 씨는 “그 때만 하더라도 부지런히 일하면 돈도 모으고 사는 맛이 있었다”고 한다. 한사코 이름을 밝히지 말라는 김 씨는 “다도면은 동학을 소탕하기 위해 일본군이 주둔해 있던 곳이라 다른 지역에 비해 서양문물을 일찍 접할 수 있었다”고 덧붙인다. 
 
   
▲ 마을 뒤 야산 아래까지 집이 있었는데, 형체도 알아보기 어렵게 대나무가 무성하다.
 
신동1리가 고향인 김연덕(75세) 씨는 “한달 내내 품앗이 하며 모 찌고 심느라 눈만 뜨면 논에서 일했다”며 “4남매를 제대로 먹이지도 가르치지도 못했다”고 한다. 김 씨의 큰아들은 세지면장을 지낸 한승원 교통행정과장이다.
 
마을에서 가마니를 제일 잘 짰다는 최용임(85세) 씨는 “여기는 논농사가 적어 가마니 짜는 사람이 별로 없었지만, 논이 많은 송학리 고향에선 겨우내 가마니를 짰다”며 “가마니 짜서 아버지는 30장, 어머니는 10장을 이고지고 남평장으로 팔러 다녔다”고 한다. 최 씨는 남평읍에 있는 들의 이름을 따서 오뚤댁이라고 불린다.
 
“시숙이 키우던 말이 끄는 수레를 타고 암정리에서 결혼해 왔다”는 윤애임(82세) 씨는 “쌀밥은 구경도 못하고 보리밥이랑 서숙밥이 주식이었다”며 “나무해서 내다 팔아 사는 사람들이 많아 주변 산등성이가 휑했다”고 회상한다.
 
일곱 살 되던 해 한국전쟁을 겪었다는 한순금(82세) 씨는 “봉황면 신석리로 피난가서 굴파고 살았는데, 기침이 나오려고 하면 칡넝쿨을 깨물며 참아야 했다”며 “굴에서 낳은 동생이 울지 않아 ‘니 덕에 살았다’고 말 할 정도였다”고 한다.
 
2019년부터 마을에 살고 있는 산포공업사 박정남(65세) 대표는 “불회사 가는 길에 집사람이 ‘이런 곳이면 참 살기 좋겠다’고 해서 눈여겨 봤는데 1주일만에 매물로 나왔다”며 “7천여평 감나무밭을 시간 나는 대로 까꿔 ‘가 볼만한 명소’로 만들고 싶다”는 뜻을 내비친다. 
 
 
   
 
인터뷰/ 박민자 신촌마을 이장

“수몰된 나주호에 있던 학교 다니던 길 눈에 선해”
 
“다도면에 초등학교가 6개 있었고, 주로 화순군 운주사로 소풍을 갔다”
 
“학교 가는 길이 북쪽 방향이라 겨울바람이 매우 추웠다”는 박민자(69세) 이장은 “중학교 때는 운주사보다 먼 불회사로 소풍갔다”며 “나주호에 수몰된 판촌리에 면사무소며 지서랑 학교가 있었는데 그 때 그 길들은 지금도 눈에 보이는 듯 선하다”고 한다. “함께 등하교하던 여자친구들만 16명이었다”는 박 이장은 “나주호가 생기고 산업화 바람에 모두 떠나고 지금은 한명도 없다”고 덧붙인다. 
 
중학교를 마치고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박 이장은 “사촌언니 소개로 구로공단의 전자부품 만드는 회사에 다니며 틈틈이 언니네 분식집 일을 도왔다”며 “3년여 서울생활 끝에 고향에 와서 살자는 어머니 말씀에 돌아왔다”고 한다.
 
지난해 11월 10일 밭에서 돌에 찧어 다친 무릎을 한달이 지난 12월 13일에 수술했다는 박 이장은 “대수롭지 않게 여겨 약 먹으며 김장하고 살림하느라 이렇게 심각한 줄 몰랐다”며 “앞으로 일도 줄이고 여유롭게 살려고 노력한다”고 웃음짓는다.
 
방송통신대 2009학번으로 입학해 장학생으로 학사학위를 받은 박 이장은 “7남매 맏이로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동생들을 위해 고교 진학을 양보했다”며 “책을 좋아하고 못 다 한 공부에 대한 열정이 있어 늦은 나이에 검정고시로 고등학교를 마치고 국문학도가 됐다”고 뿌듯해 한다.  
 
“전원생활을 꿈꾸며 주말에나 다닐까 하고 2010년 집을 지었는데, 다니다 보니 나가기 싫어져 눌러앉았다”는 박 이장은 “친정마을이라 주민들이 어머니 같고 삼촌 같아 편하게 이장 일을 맡기로 했다”며 4년차 이장의 포부를 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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