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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북구 (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수석 부학회장 |
나주는 예로부터 쌀의 고장이었다. 김포, 김해, 호남평야와 함께 4대 평야였던 나주평야에 흉년이 들면 온 나라가 굶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다. 나주가 쌀의 고장임은 지금도 쌀생산량, 영산강 들녘의 풍부한 쌀을 상징하는 영산강 승천보 쌀 모형의 교각에서 찾아볼 수가 있다.
쌀은 몸의 에너지원이 되는 77%의 탄수화물과 7%의 단백질이 주된 영양소이다. 이 외에도 비타민류, 미네랄, 식이섬유 등의 여러 영양소가 포함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단백질은 쇠고기와 우유만큼 질이 좋고, 몸에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이 균형있게 포함되어 있다. 우리는 하루에 필요한 단백질의 20% 이상을 쌀에서 공급받고 있다.
식량으로 중요한 쌀은 지금으로부터 약 7000년 전부터 재배되었고, 세계 인구의 34%가 주식으로 이용하며, 100개 이상의 국가에서 재배되고 있다. 지역에 따라 재배하는 종류나 이용법 등에 차이가 있다. 쌀은 그 오랜 역사와 폭넓은 재배지역만큼 이용문화도 다양하다.
중국 남부에 있는 광시장족자치구(廣西壯族自治區)의 오색찹쌀 또한 쌀 이용의 독특성울 보여 주는 문화이다. 광시성(廣西省) 장족(壯族)의 전통음식 중 오색찹쌀밥은 색깔이 있는 찹쌀로 밥을 지은 것이 아니라 찹쌀을 천연염색 한 후 밥을 지은 것이다.
오방(五方), 오색(五色), 오행(五行)의 토템 개념에 대한 숭배와 신앙으로 중국 전통문화의 음양오행을 내포하고 있는 장족(壯族)의 오색찹쌀밥은 대대로 전승된 것이다. 1000년 이상의 전통이 있으며, 청나라의 무연현도경(武緣縣圖經)에 기록되어 있다.
오색찹쌀밥은 치자, 울금, 단풍잎 등 식물로부터 천연색소를 추출한 다음 이 물에 찹쌀을 담가 두었다가 밥을 한 것으로 검정, 빨강, 보라, 노랑, 흰색의 쌀밥을 한 그릇에 담은 것이다. 오색쌀밥을 하는 과정은 흥미롭고, 음식은 눈을 즐겁게 해주며, 먹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영양학적으로 건강에 도움이 되는 등 장족 조상들이 오랫동안 자연에서 얻은 영감과 지혜를 깊이 반영하고 있다.
장족의 오색찹쌀밥은 원래 풍작, 행운, 복된 삶의 상징으로 각 가정에서 음력 3월 3일에 조상 묘소를 손질하면서 조상을 숭배할 때 필수적으로 이용하는 전통이었다. 2010년에 광시성(廣西省) 우밍현(武鳴縣)에서는 이 ‘장족 오색찹쌀밥 제조 기술’을 광시장족자치구 무형문화재로 선정하였다.
그것을 계기로 음력 3월 3일 청명(淸明)에 이용했던 오색찹쌀밥은 청명 외의 시기에도 지역 문화에서 유래된 독창적인 밥으로 외국 사람들에게 ‘현지의 맛’을 제공하고 있다. 장족(壯族)의 오색찹쌀밥은 세계적인 천연염색의 고장이자 국내 대표적인 쌀 산지인 나주에서도 천연염색 쌀밥의 전이가 용이하고, 특색화의 유용 가능성을 의미한다.
천연색소를 활용한 색깔 있는 쌀밥은 색, 향, 맛에 의한 즐거움의 제공뿐만 아니라 기능성도 부여한다. 울금 색소로 염색한 쌀 또는 울금 가루를 넣어 지은 황색 밥은 항염증, 항산화 및 기타 건강에 유용한 기능이 있다. 다른 천연색소 또한 밥의 색상과 풍미 및 기능성을 높여 줌으로 나주밥상을 멋들어지게 만들 수가 있다.
나주밥상이라는 ‘현지의 맛’은 나주에서 생산된 쌀이 실명제로 사용되고, 알리는 것을 통해 지역브랜드 쌀의 홍보와 소비 촉진 효과가 있다. 마찬가지로 친환경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천연염색의 고장 나주의 이미지가 천연염색 쌀밥에 전이 및 활용된다면 밥에 그치지 않고 친환경 나주의 이미지 구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쌀의 주산지와 천연염색의 고장이라는 자원과 상징성이 작은 식당에서라도 활용되고 꽃피우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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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연색소 김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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