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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출어람과 블루먼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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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6호] 승인 2023.11.13  00: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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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북구 (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수석 부학회장
사람은 본성이 선인일까? 악인일까? 공자 사후 100년 정도 후에 태어난 맹자(孟子; B.C.372~B.C.289)는 인간의 천성은 착하다고 했다. 공자의 인(仁) 사상을 발전시킨 것으로 자신의 저서인 孟子(맹자)에서 성선설(性善說)을 주장하였으며, 인의의 정치를 권하였다. 맹자의 주장처럼 인간의 천성이 착하다면 모든 인간은 착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중국 전국시대 조나라의 사상가 순자(荀子; B.C.298~B.C.238) 또한 인간의 본성은 착하다고 보지 않았다. 그는 인간이 태어날 때 악한 성품을 갖고 태어나므로 꾸준히 노력하고 스승을 좇아 열심히 학문을 닦지 않으면 선한 사람이 될 수 없다는 성악설(性惡說)을 주장하였다. 인간의 본성은 착하다고 한 맹자와는 달리 후천적인 의지와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사람의 성품과 지능, 그리고 이기적인 욕심은 누구나 똑같으나 소인(小人)은 본성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고 군자(君子)는 예와 교육을 통해 본성을 제어할 수 있다고 믿었던 것이다. 
 
그의 사상이 담긴 荀子(순자)에서 ‘학문은 중간에 그만둬서는 안 된다(學不可以已, 학불가이이). 푸른색은 쪽에서 취했지만 쪽보다 더 푸르고(靑取之於藍而靑於藍, 청취지어람이청어람), 얼음은 물에서 만들어졌지만 물보다도 더 차다(氷水爲之而寒於水, 빙수위지이한어수)’라며, 학문의 중요성을 설파하였다. 이 말에서 유래된 청출어람(靑出於藍, 푸른색은 쪽에서 나오지만 쪽보다 더 푸르다)은 지금도 제자는 훌륭한 스승을 모시고 열심히 노력하면 지금의 스승보다도 더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할 때 자주 쓰이고 있다. 
 
순자에서 언급된 쪽 식물은 초록색인데 쪽 식물에서 채취한 염료와 염색물은 합성염료로 만들어지기 전까지는 매우 귀중한 청색이었으므로 청출어람(靑出於藍)의 준거로 사용하기에 안성맞춤이었을 것이다. 청출어람(靑出於藍)은 오늘날에도 한자(漢字)권에서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기에 쪽의 산지(山地)는 이해도가 높고, 활용성도 높다.
 
중국을 비롯한 한자(漢字)권에서 쪽이 청출어람으로 유명한 것처럼 서양에서도 쪽에서 다양한 상징언어가 유래 되었다. 그중의 대표적인 것이 블루먼데이(Blue Monday)이다. 블루먼데이는 우울한 월요일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흔히 한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에 무기력하고 피곤한 증상을 통틀어 일컫는 월요병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블루먼데이에 대해서는 월요일에 심리적 압박감이 가장 크기 때문에 자살 위험이 가장 크다는 의미로 생겨난 말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다. 또 다른 설은 2005년에 영국의 한 여행사에서 자사 여행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보도자료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에서 유래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 유럽의 쪽 염색 역사를 보면 블루먼데이의 유래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독일, 이탈리아 등지에서는 중세부터 19세기까지 월요일은 동업자조합 길드(guild)에 소속된 직공들이 쉬는 날이었다. 이 공짜 또는 좋은 월요일은 폭력을 휘둘려 싸운 성취물이었는데 쪽 염색 작업자들은 쉬지를 못했다.
 
염색가들이 천을 빨간색이나 노란색 등으로 염색할 때는 수세 후 건조만 하면 염색 공정이 끝나므로 하룻만에 염색을 마칠 수가 있다. 그런데 쪽 염색을 하면 산화를 시켜야 하고 반복 염색해야 한다. 염료는 알칼리 상태이므로 염색 후에는 이 알칼리성 물질(잿물)을 빼내야지만 염색한 천의 색이 잘 빠지지 않는다. 
 
이 때문에는 쪽 염색한 천은 오랫동안 빨랫줄에 널어야 하므로 주중에는 염색하지 않았다. 일요일과 월요일에 쪽 염색을 하였다. 그로 인해 쪽 염색 장인은 월요일에도 일을 해야했고, 월요일은 쪽 염한 천으로 인해 온통 파란색이어서 블루먼데이라는 말이 생겼다는 것이다.
 
세계 각지에서 고대부터 귀중한 청색 염료로 이용했던 쪽에는 이처럼 다양한 상징과 국제언어가 있으므로 쪽 산지(産地)는 국제화 시대에 다방면으로 활용도가 높다. 그런 측면에서 나주가 갖고 있는 쪽 염색 자산은 귀중한 원석이다. 이 원석을 보석으로 다듬고 활용하길 바란다.
 
   
▲ 청출어람의 유래가 된 쪽 염료로 염색 표현한 나주 정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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