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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공사, 만병통치약은 없다
송용식 수필가  |  songys8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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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5호] 승인 2023.10.30  01: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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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용식 공학박사·건축기술사·수필가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각 기관의 ‘전관예우’ 자료 요구가 쏟아졌다. LH 공사뿐만 아니라 국토부, 국방부, 조달청, 서울시, 국세청 등 소위 힘 있는 기관에서는 전관예우가 만연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부실 공사가 전관예우 때문이라는 정부의 진단으로 설명이 안 되는 부분이다. 

근래 건설 현장에서 부실 공사가 자주 발생하자 건설공사를 보는 국민의 불신이 깊어졌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사람 탓일까. 제도 탓일까. 여러 전문가가 부실 공사 방지를 위한 해법을 내놓고 있다. 발생 원인의 갈래는 여럿이지만 결국 ‘싸고 질 좋은’것은 없다는 것이다. 제값 받지 못해서 일어난 일이니, 제값 받고 제대로 일하자는 것이다. 그럴듯한 말이고 그랬으면 얼마나 좋을까. 
 
적정한 공사비와 합리적인 공사 기간을 준다면 (발주자가 그렇게 줄 리도 없겠지만) 당분간은 부실 공사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충대충’ 마무리하는 오랜 관행과 타성에 변화를 주지 않으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것이다. 부실 공사에 만병통치약은 없다는 생각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먼저 미국의 벡텔(Bechtel) 기업 같은 선진국의 건설관리 기법인 ‘CM(Construction Management)’형 발주 공사를 획기적으로 늘려 가는 일이다. 건설 단계별, 분야별로 고급전문가가 참여하고 책임과 권한이 분명한 관리기법이다. 연구와 준비는 많이 되어있으나 CM 관리 대가(CM Fee)가 공사비 추가로 이어진다는 발주처의 인식 부족으로 적용 속도가 느리다. 미래 건설 현장의 관리 체질을 바꿔 나가는 유익한 도구임은 확실하다. 또 다른 제도를 도입해서 요란 떨지 말고 현재 있는 제도를 보완해서 적극적으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시공평가제도가 그것이다. 더욱 세밀하게 재설계하여 강력하게 시행한다면 이만한 제도도 없는 것 같다.
 
국가나 지방정부의 재정이 투입되는 일정 규모 이상의 공공건물은 시공평가를 의무적으로 하게 되어있다. 현실은 마지못해 하고 있거나 유명무실하다. 객관성과 평가자의 전문성이 크게 요구되는 분야이기도 하다. 필자는 이 제도가 미흡한 점이 있다면 보완해서 부실 공사를 막는 데 십분 활용하자는 것이다. 지금까지 겉으로 보이는 품질을 주마간산식으로 평가했다면, 앞으로는 품질은 물론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관리 시스템 전반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를 확인하여 평가하는 것이다. 
 
자연스레 각 건설업체의 종합적인 현장 관리능력까지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부실한 부분이 발견되면 당연히 그때그때 시정 조치시키고 업체와 관련자를 문책하는 것이다. 기능공들과 현장 관리자들이 이런 과정에 익숙해지고 경험이 쌓이면 선진국형 공사관리도 무리 없이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현재 감리업무지침서에 규정하고 있는 것을 처리하는 것도 버거운 현실에서 새로운 제도를 도입한다면 결국 피장파장이 되거나 옥상옥이 된다. 힘들고 어려우면 대충 대충하게 되는 인간의 본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특히 건설 현장에서는.
 
여기서 덤으로 매년 평가점수에 따라 건설업체와 감리업체 순위를 매기고 우수업체와 부실 업체를 선정하는 것이다. 우수업체는 표창장과 함께 다음 입찰에 인센티브를 주고 부실한 업체는 입찰에 불이익을 주거나 공공 입찰에 참여를 막는 것이다. 상벌을 함께하여 건설업체와 감리업체에게 동기부여를 하고 경각심을 주자는 것이다.
 
이런 평가는 누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신뢰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시공평가에 대한 오랜 경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LH공사가 맡아서 했으면 한다. 몇 년 전 땅 투기부터 요즈음 부실 공사까지 국민으로부터 질타받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이런 평가 업무를 업계의 로비나 전관예우에 휘둘리지 않고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처리하여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는 기회로 삼았으면 한다. 70년이 넘은 건설 공기업이 쌓은 현장관리 노하우가 비틀거린다면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기 때문이다. 
 
모든 제도는 사람이 운용하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제도도 제대로 운용되지 못하면 그것 또한 부실이다. 결국 사람이 바로 서야 모두가 건강한 사회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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