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연재 | 수필
공공예술사업 ‘나주천의 기억’ 공연은 작지만 위대했다
심은일  |  cimdfjk@naver.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865호] 승인 2023.10.30  01:26:37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 심은일 요리연구가

지난 10월 21일 ‘나주천의 기억’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매주 금·토 2주간 진행되었던 ‘나주천의 기억’은 ‘역사 미디어아트 투어’라는 거창한 이름을 내걸었지만, 일반인이 보았을 때는 그냥 이동식 연극공연이다. 

나주시에서 가장 역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정수루, 목사내아, 고샅길, 서성문, 읍성길, 나주천, 일제강점기의 잠사 공장, 금성교와 남파 고택까지 나주의 역사 문화지 구석구석을 주연배우(가이드)를 통해 2시간 동안 함께 이동하며 자세한 설명을 듣게 된다.

길에 걸린 현수막을 보고 호기심으로 ‘시민 배우’를 지원했지만, 공연을 준비하고 참여하면서 남다른 애착이 생긴 작품이다.
 
‘나주천의 기억’은 작은 소극장이나 지정된 무대에서 잠깐 ‘연기’를 하고 내려오는 단막 연극과는 차원이 다른 공연이었다. 이것을 기획한 ‘솔솔 협동조합’이나 지휘를 맡은 ‘감독’은 정말 천재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을 당당하게 해냈다는 게 지금도 믿어지지 않는다. 
 
“나주시라서 기획할 수 있었고, 나주시라서 해낼 수 있었다.” 나주시는 작지만 엄청난 역사와 사건들이 발생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항상 시청 관계자나 도청 관계자들과 만나면 꼭 하는 말이다. 
 
“다른 지역은 자기네 역사나 특산물도 아닌 것을 가져와서도 행사를 진행하는데! 왜 나주는 특산물도 많고 역사와 볼거리도 많은데 하지 않습니까?”
 
“나주시는 제주도보다 더 대단한 볼거리와 역사가 널렸는데 왜 이렇게밖에 못하나요?”
 
나는 지난 8년간 나주시에서 살아오면서 나주의 역사와 문화에 관해 많은 책을 읽고 돌아다녔다고 자부했었다. 하지만 이번 공연을 통해 나주에 대하여 더 많이 더 자세히 알 수 있었다는 것이 한편으로는 부끄럽기도 하고 내가 사는 나주에 대한 자부심 또한 생기게 되었다.
 
이동형 공연이다. 관객들도 공연장소에 따라 도보로 이동해야 했고 그에 따른 위험과 불편함이 컸을 테지만 감독님의 훌륭한 지휘와 스텝들의 열정으로 무사히 끝날 수 있었다. 특히 값진 경험이라는 관객들의 소감문을 보았을 때 보람까지 느낄 수 있었다. 
 
더 많은 시민이 참석하고 더 많은 관객이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시민 배우와 관객을 모으기가 쉽지 않았다. 단편적인 예로 10명의 시민 배우 중 한국인으로서 하루도 빠지지 않고 참가했던 사람은 단 한 사람 나 뿐이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조차도 주말에도 쉬지 않고 일해야 생업을 유지할 수 있는 각박한 현대인 중 한 사람이다. 
 
단편적인 예를 들자면, 시민 참여도가 저조하다. 예산이 많지 않아 홍보도 미흡했고 감독과 스텝 배우들까지 추위에 떨고 배가 고팠다. 일식당을 운영하는 내가 초밥 도시락을 제공하고 싶었지만, 쉬는 시간마다 직업 배우님께서 일제강점기의 만행과 우리 조상들의 반일 투쟁의 정신을 강의해 주시는데 말을 꺼내기도 쉽지 않았다. 독립운동 공연을 마치고 그들을 ‘일식당’으로 초대하는 것 또한 예의가 아니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동학농민운동 정신은 3.1운동 정신으로, 그리고 현대에는 5.18 민주화 운동 정으로까지 이어지는데 내년에 후속작이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만약 내년 5월에 다시 참석할 수 있다면 잠시 생업을 접어두고라도 꼭 참석하고 싶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란 있을 수 없다.
 
나주시와 ‘솔솔 협동조합’은 앞으로도 이런 공연을 더 많이 기획하여 많은 나주시민이 올바른 역사의식과 자부심을 품게 해주시길 바란다.
심은일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40. 노안면 금안동
2
우리는 누구나 시인이다
3
나주·화순 민주당 국회의원 후보 경선 갈수록 혼탁
4
‘음모론’과 ‘개소리’로 얼룩진 나주·화순 민주당 국회의원 후보 경선
5
나주‧화순 민주당 국회의원 후보 경선 갈수록 ‘이전투구‘
6
민주주의의 꽃
7
기고문
8
나주시, ‘1305 건강걷기 챌린지’ 운영
9
2024년 1월부터 저는 ‘세 아이의 아버지가 되었습니다.’
10
손금주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전남 나주시 빛가람로 685 비전타워 206호 나주투데이  |  대표전화 : 061)334-1102~3  |  팩스 : 061)334-1104
등록번호 : 전남 다00334   |  발행인 : 윤창화  |  편집인 : 이철웅  |  e-mail : njt2001@hanmail.net
Copyright © 2013 나주투데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