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보다 먼저 인구 감소를 겪은 선진국에서는 농촌 지역의 소멸을 막기 위해 관광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영국은 농촌관광 산업을 육성한 결과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영국의 농촌 지역에는 66,800개의 관광 관련 기업이 등록되었다. 이는 농촌 지역에 등록된 전체 기업 수의 11%를 차지하며, 농촌 지역 인구의 15%가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다. 

 

스페인도 농촌 및 녹색 관광을 적극적으로 육성해 왔다. 스페인은 다른 지중해 지역 국가와 경쟁관계에 있는 대규모 해변 관광에 대한 의존도를 탈피하고자 농촌관광에 힘을 쏟아 왔다. 외국인 관광객들 또한 농촌에 숙박할 수 있도록 했다. 스페인 관광부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중반까지만 해도 스페인의 시골에서 숙박하는 관광객 중 외국인 방문객은 5%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약 20% 정도이다.

 

외국인 관광객을 농촌으로 유치하려고 하는 것은 인구 감소에 따라 침체되는 지역의 활성화가 주목적이다. 우리나라도 인구 감소에 따라 많은 지자체가 국내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으나 그 성과가 낮다. 게다가 해외 여행객이 늘어나 생산성이 낮은 편이다. 그래서 유사한 경험을 가진 선진국에서는 국내 관광객 대신 차라리 외국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소농(小農)이 많은 일본도 수년 전부터 자국민보다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지자체가 증가하고 있다. 그것은 시골에서 벗어나고 싶은 일본인보다 외국인이 더 집객하기 쉽다는 판단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농촌은 외국인의 눈으로 볼 때 도시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한 경치와 우리나라 문화나 풍습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이다. 농가당 영농 규모 또한 유럽이나 미국과는 달리 작아 농작물의 재배 방식이 독창적이고, 여행객들이 쉽게 배 수확 등 농사 체험 등에 참여할 수 있는 구조이다. 

 

따라서 시골은 우리나라 옛 문화를 느끼고 싶은 외국인 여행객에게 매력적인 곳이 되고, 이들이 많이 오게 되면 활력이 넘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국내 사람들도 그 지역에 가보고 싶거나 살게 되고, 젊은 세대의 사람을 불러들일 수도 있다. 젊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게 되면 지방소멸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가 있고, 서비스 산업도 동반 성장할 수 있다.

 

외국인 여행객이 늘어났다고 해서 그러한 효과가 곧바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지방소멸 방지와 지역의 활성화 측면에서 희망적이고 의미가 있는 것이므로, 선행적으로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노력해 볼 가치가 있다. 외국인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홍보, 언어, 숙박과 음식의 해결, 서비스, 콘텐츠 등의 인프라 구축이 되어야 하고, 여기에 지역이 갖고 있는 독자적인 유무형 문화가 뒷받침되면 더욱더 좋다.

 

장점이 많은 외국인 여행객 유치를 생각해 볼 때 나주의 천연염색은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자원으로 가치가 매우 높다. 나주의 전통적인 쪽 염색은 한국을 대표하는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으며, 관련 전수관이 다시면과 문평면에 있다. 다시면에 있는 한국천연염색박물관은 한국의 전통적인 색과 천연염색에 대해 전반적으로 알 수 있는 곳이며, 세계 유일의 천연염색 공립박물관이다. 

 

한국천연염색박물관에는 최근 한국 전통 염색과 섬유에 관해 알기 위해 방문하는 유럽, 미국, 일본 등지의 외국인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나주 혁신도시의 이전 공공기관 그리고 관련 기업에도 외국인의 왕래가 있음에 따라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농촌 및 한옥 숙박의 시범적 운영이 가능한 수요도 갖추어진 곳이 나주이다. 

 

따라서 나주는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농촌과 전통문화 자원이 우수하고,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한 시범적인 운영에 필요한 수요도 존재한다. 이 자원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다른 지역보다 선도적으로 국제 관광 시대에 대응할 수 있고, 그 열매를 먼저 맛볼 수 있는 곳이다. 

 

▲ 한국천연염색박물관에서 염색체험을 하는 외국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