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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4호] 승인 2023.10.16 06:08: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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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들이 거닐었던 그 길 걸으며
빛바랜 향기에 담뿍 취하다
무등산 동쪽 허리쯤에서 발원하여
소쇄원 앞 제비천(燕川)을 이루니
청년 송강이 멱을 감고
송순 김인후 임억령 유희춘 양산보가
목 축이고 시 읊던 여울 따라 걷다가
언뜻 발걸음을 멈추었다
원효사 골짜기 물 제비천과 만나고
소쇄원 환벽당 식영정이 마주보니
일동삼경(一洞三勝) 한자리에 모였구나
자미화 흐드러졌던 기억 속의 그 여울
꽃들은 물에 잠겼는지 보이지 않고
광주호에 무등산 철쭉 향 스며드니
잠시 식영정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며
달빛 같은 시인의 마음이 되어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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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증암천 (촬영=라규채 사진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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