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의 혁명", "삭힘의 미학", "발효가 탄생시킨 바다의 귀물"
사람들이 홍어를 두고 하는 말이다. 강렬한 맛에 대한 절대적 표현이 아닐 수 없다.
홍어는 숙성을 통해서 맛을 얻는다. 홍어에는 그 어떤 생선도 따라올 수 없는 깊이가 있다.
사람들이 한번 맛들이고 나면 빠져 나오지를 못하고 다시 찾는 홍어. 「영산포 홍어축제」 부활을 계기로 영산포 숙성홍어의 진정성을 널리 알려 많은 이들을 지구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홍어의 오묘한 맛의 세계로 초대하기 위해 '홍어 이야기'를 연재한다./ 편집자주

우리나라의 수산물중 고장의 이름과 함께 불려져 고장을 빛내주는 품목들이 여럿 있는데   예를 들면 영광 굴비, 구룡포 과메기, 강경 젓갈, 완도 김, 기장 미역, 영덕 대게, 대관령 황태, 울릉도 오징어, 안동 간 고등어, 흑산도 홍어, 무안 뻘 낙지, 통영 굴, 삼천포 쥐포, 영산포 홍어 등등이 바로 그것이다.

상기의 제품들 중 원료가 오늘날까지 그 고장에서 생산이 되는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대체적으로 그 옛날부터 다른 지역 보다 활성화를 이루어 지금은 어획량이 거의 없거나 산지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생산이 많이 되는 지역이라고 소비자들의 뇌리에 자연스럽게 인식되어 진 곳도 많다.

홍어를 보더라도 국내산 홍어의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흑산도 이외에서는 어획이 안 되는 것으로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어류도 자신의 생존을 위해 가장 적정한 환경을 찾아 이동과 정착을 반복하며 생활하는데 홍어 또한 수온 및 좋은 서식환경을 찾아 계절에 따라 이동과 정착을 계속하기 때문에 년 중 흑산도 연안에서만 서식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가끔 신문지상이나 방송매체에서 우리나라와 중국의 어업협정이 발효된 이후 우리 수역으로의 월선 금지로 인한 중국 어선들의 무차별 남획 감소, 그리고 우리나라 연안어선의 감선 조치로 홍어자원이 늘었다고 하는 보도를 접하고 있다.

그 내용을 검토해보면 홍어가 흑산도 연안이 아닌 서해나 동지나해 등에도 많지는 않지만 넓은 분포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해주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실제로 국내연안에서도 서해안 경기도 옹진군에서부터 전남 완도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곳에서 어획이 되고 있어 홍어를 잡기 위해서는 계절적으로 어장의 이동은 불가피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흑산도 근해에서 조업을 하는 경우라도 흑산도를 선적항으로 한 배만이 홍어를 잡을 수 있고 다른 곳을 선적항으로 한 배는 잡을 수 없는 것도 아니며 흑산도를 선적항으로 하여 연승어법으로 하는 배에만 홍어가 잡히고 안강망이나 트롤, 저인망 등 기타어법으로 잡는 어선에는 어획이 안 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연승어업보다는 저인망이나 트롤이 발달한 어법이므로 홍어의 어획량이 저인망이나 트롤이나 안강망이 좋을 수도 있다.

타 지역을 선적항으로 하는 배들은 저서어종, 중층어종, 표층어종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어법을 구사하여 주 어획대상이 홍어가 아닌 경우가 많다. 이때 주 대상 어류가 아닌 기타어류가 어획되는 것을 by-catch라 부르는데 홍어어획은 이에 속한다.

이에 반해 흑산도에는 홍어 잡이를 전문으로 하는 어선이 9척이 있어 오로지 홍어만을 어획하기 위한 어법을 구사하므로 세인들의 관심을 유발시키고 있고 흑산도를 선적항으로 한배에게만 흑산도 수협에서 홍어 위판을 시켜주므로 흑산도홍어의 희소성을 부각시켜 가치를 높여주고 있는 것이다.

가끔 소비자들이 필자에게 흑산도 홍어와 국내산 홍어에 대한  차이를 문의하고는 하는데 다른 어법에 기인하여 선도의 차이가 다소 있을 수도 있겠으나  어법은 틀리나 동일어장에서 조업을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그에 대한 답을 확실히 하기가 쉽지 않다.

흑산도 홍어는 2006년에 어획량 130톤 전후 위판고 36억 원 정도로 보고되고 있어 명성에 비해 매출은 큰 편이 아니나 오늘날의 모든 국민들은 흑산도하면 홍어를 떠올리어 홍어로 인한 흑산도의 홍보효과와 브랜드가치의 상승은 엄청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흑산도 홍어는 특화된 브랜드를 갖지 않은 지자체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볼 수 있다.

다음주에는 “외국산 홍어” 이 계속된다.